동갑내기(52세) 부부인 김모(남)씨와 송모(여)씨는 “자칫하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갱년기가 오히려 가족의 사랑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부부 모두 갱년기를 겪고 있지만 서로의 이해와 가족의 협조로 다시 신혼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을 살뜰히 살피는 외동딸(24세)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동갑내기(52세) 부부인 김모(남)씨와 송모(여)씨는 “자칫하면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갱년기가 오히려 가족의 사랑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부부 모두 갱년기를 겪고 있지만 서로의 이해와 가족의 협조로 다시 신혼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을 살뜰히 살피는 외동딸(24세)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송씨는 1년 전부터 남편이 부쩍 우울감을 호소하며 짜증이 잦아지자 흔한 직장 스트레스인 줄 알았다. 탈모 증상도 회사 사장의 실적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오해였다. 그러나 남편은 자신처럼 갱년기를 겪고 있었다. 뱃살이 두드러지고 부부생활을 피한 것도 모두 남성 갱년기 증상이었다.
1. 무시하기 쉬운 남성 갱년기
남성도 여성 못지않은 갱년기 장애를 겪는다. 고환의 퇴화로 성호르몬이 감소하는 시기에 발생하는 여러 증상이다. 여성은 45-55세에 난소가 노화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감소해 갱년기를 유발하는데, 남성 역시 이 연령대에 급격한 남성호르몬 감소를 경험한다.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에 따르면 남성은 30대 전후부터 해마다 약 1%씩 남성호르몬이 줄어 50-70대 남성의 30-50%에서 남성호르몬이 정상치보다 감소되어 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은 주로 고환에서 생산되며 남성의 신체 건강·정신 상태 등을 조절하고 남성다움과 성생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음주나 흡연, 비만 등 남성호르몬 감소를 촉진하는 잘못된 생활 습관, 고혈압, 당뇨 등 만성 질환까지 겹치면 남성 갱년기 증상이 심해진다. 문제는 여성과 달리 남성 갱년기는 ‘존재감’이 없다는 점이다. 송씨처럼 남편이 우울증 기미를 보이는데도 직장 스트레스로 오해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가 방치돼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는 이유다.
2. 남성 갱년기를 드러내라!
남성 갱년기를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서는 여성 갱년기처럼 밖으로 드러내야 한다.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이기 때문에 숨기지 말고 가족 등 주위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남성 갱년기는 성욕이 저하되고 발기부전과 같은 성기능 감소도 나타나는데, 자칫하면 부부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송씨는 처음에는 부부생활을 피하는 남편을 오해했지만, 남성 갱년기 증상임을 뒤늦게 안 다음부터 먼저 따뜻한 말을 건네며 위로했다. 산책이나 영화감상 등 취미생활도 같이 하려고 노력했다. 자신도 심한 갱년기를 겪고 있다며 동병상련의 애뜻함을 전하기도 했다. 배우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적절한 성생활은 남성 갱년기 극복에 도움이 된다. 외동딸도 아빠의 우울감과 짜증이 갱년기 증상임을 알고 남성 호르몬에 좋은 건강식품을 선물하는 등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3. 늦기 전에 근력 운동을 하라
중년이나 노년 남성들 가운데 팔다리가 가늘고 늘 기운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어드는 증상 때문이다. 임승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30-40세를 기준으로 근육량은 매년 1%, 근육의 강도는 매년 1.5%씩 떨어진다”면서 “근육량 감소는 단순 노화가 아닌 예방·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 했다.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근육량이 줄고 골밀도도 떨어진다. 뼈와 근육은 구성 성분이 다르지만 근육량과 골밀도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근육이 자극 받을 때 합성되는 마이오카인(myokine)은 근육을 만들면서 혈액으로 들어가 뼈 등 다른 장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성호르몬을 비롯해 성장호르몬, 운동, 비타민D 등이 근육량과 골밀도에 영향을 미친다.
발뒤꿈치를 들고 내리는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자주 이용해 허벅지 근육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헬스클럽에서 본격적인 근력운동을 할 수도 있지만 걷는 시간을 늘리고 시간 날 때 마다 팔굽혀펴기, 아령 들기만 해도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4. 남성 갱년기에 좋은 식품들
아연은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영양소로 굴, 게, 새우와 같은 해산물, 콩, 깨, 호박씨 등에 풍부하다. 이런 식품을 자주 먹으면 남성 호르몬 수치 향상에 좋다. 아연 외에도 마늘, 부추, 토마토, 브로콜리, 견과류 등도 남성에게 좋은 식품이다. 남성 호르몬 분비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적정량 섭취해도 도움이 된다.
담배를 끊고 음주를 절제하는 등 생활습관도 개선해야 한다. 남성 호르몬의 감소로 인해 뱃살이 쉽게 나올 수 있으므로 고열량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근력 강화를 위해 고기, 달걀 등 단백질이 많은 음식은 적정량 섭취해야 한다.
5. 즐거움을 주는 취미생활을 하자
취미생활을 하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취미생활은 승부 근성이나 긴장감이 필요한 운동, 게임보다는 여유를 느끼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좋다. 즐거운 활동을 하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분비량이 늘어나 갱년기로 인한 우울감이 완화된다.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남성갱년기를 방치하면 중년 이후 건강을 크게 해칠 수도 있다”면서 “남성호르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생활습관, 운동, 정기적인 성생활, 충분한 수면과 휴식 등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6.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환자는 더욱 주의해야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같은 만성질환이 있으면 복용하는 여러 약물의 영향으로 남성호르몬 수치가 떨어질 수 있다. 술, 담배를 즐기고 고지방 음식을 자주 먹는 40-50대 남성은 만성질환을 앓기 쉬우므로 갱년기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에 남성 갱년기가 겹치면 성기능 장애가 심해질 수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건강수명을 위해서는 이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 절제된 생활과 운동 등을 통해 고혈압, 당뇨병, 간질환 등을 예방하고 관리해야 남성 건강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