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4일 토요일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물은 흘러감에 다시 못 온다 해도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물은 흘러감에 다신 못 온다 해도

강은 항상 그 자리 흐르고 있는 것

이 세상, 만물, 만사가

헛되고 헛된 것이라 하지만

생은 다만 자릴 바꿀 뿐

강물처럼 그저 한자리 있는 것이다

너도 언젠가는 떠나고

나도 떠날 사람이지만

언젠가 너와 내가 같이 한 자리

강 마을 강 가 이야기하던 자리

실로 헛되고 헛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살아있는 그 사실이다

해는 떴다 지며

떴던 곳으로 돌아가고

바람은 이리 돌며 저리 돌아

불던 곳으로 돌아감에

사람은 혼자서 살다가 가면

그 뿐, 그 자리엔 없다 해도

실로 헛되고 헛된 것은

그렇게 생각을 하는 생각일 뿐

강물은 흐름에 마르지 않고

너와 내가 떠남에 실로 있었던 것이다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언젠가 너와 내가 강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조병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