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받았으니 그저 주어라
그저 받았으니 그저 주어라
1992년 라트라비아 태생의 유태계 첼리스트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하던 미샤 마이스키가 예술의 전당에서 내한 공연을 한 후 사인회를 갖고 있었다. 이때 한 신사가 "여기 9살 여자 아이가 연주한 테이프인데 한번 봐주세요"라며 테이프를 건네주었다. 그 신사는 장한나의 아버지였다.
미샤 마이스키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가 대만으로 가는 도중에 테이프가 궁금해서 보았다. 테이프를 본 그는 장한나를 가르쳐 보고 싶었다. 그로부터 2년 뒤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본격적인 지도가 시작되었다.
어느 날 그녀의 연주를 듣고 놀란 조교가 마이스키에게 달려가 "벤저민 브리튼의 곡을 로스트로포비치보다 더 잘 연주해요!"라고 외쳤다. 이 일화는 그녀의 음악적 소질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려주는 유명한 일화다.
마이스키는 장한나에게 위대한 연주자는 처음에는 손으로, 그다음에는 머리로 그다음에는 마음으로 연주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마이스키는 평생 장한나 만이 유일한 제자였다. 그리고 한 푼의 레슨비도 받지 않았다.
장한나 양이 마이스키에게 "선생님, 이 은혜를 어떻게 갚습니까?"라고 했더니 "너도 누군가 재능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네가 가진 것들을 주어라. 나의 스승들도 나에게 그렇게 했단다."
장한나 양은 현재 청소년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있다. 그녀는 스승에게 받은 것을 다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김찬배 ’요청의 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