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6일 금요일

나사니까

나사니까

나사니까

마주오던 사람하고 살짝 한번 부딪쳤다

오래 쓰던 안경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한쪽 다리 떨어진 안경

그만 버릴까, 주저하다 근처 안경점에 들렀다

안경점 남자는

이게 풀렸군요, 하면서

나사 하나를 돌려 박아 주었다

참, 간단하다

이렇게 감쪽같을 수도 있네요! 고개를 갸우뚱했더니

나사니까요, 한다

꼭꼭 조인 다음 보는 세상은

환했다

말짱했다

언제부터 너는 내게 천천히 등을 보이기 시작했다

풀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사니까

-손현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