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4일 토요일

내가 외로울 땐

내가 외로울 땐

내가 외로울 땐

너는 네 말만 하고

나는 내 말만 하고

같은 장소

같은 시간

대화를 시작해도

소통이 안되는 벽을 느낄 때

꼭 나누고 싶어서

어떤 감동적인 이야길

옆 사람에게 전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나는 아파서 견딜 수가 없는데

가장 가까운 이들이

그것도 못 참느냐는 눈길로

나를 무심히 바라볼 때

내가 진심으로 용서를 청하며

화해의 악수를 청해도

지금은 아니라면서

악수를 거절할 때

누군가 나를 험담 한 말이

돌고 돌아서

나에게 도착 했을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외롭다

쓸쓸하고 쓸쓸해서 하늘만 본다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