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7일 월요일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사랑은 하고 있는 순간에도

하지 않은 순간에도 언제나 눈물 겹다.

사랑은 부끄럽지 않은 것.

흐르는 시간 앞에 후회하지 않는 것.

험난한 일이 앞에 닥쳐도 두렵지 않은 것.

창피하지 않은 것.

몇 날 며칠을 굶어도 배고프지 않은 것.

막연히 기대하지 않는 것.

서로 간에 자존심의 빌딩을 쌓지 않는 것.

허물없이 모든 걸 말할 수 있는 것.

가랑비처럼 내 옷을 서서히 적시는 것.

온 세상을 아름답게 간직하게 해주는 것.

어두운 곳에서도 은은하게

밝은 빛을 내주는 것.

삶의 희망과 빛을 스며들게 하는 것.

그래서 밤하늘에 기대하지 않았던 별이

내 앞에 떨어지는 것처럼

기다리지 않아도 생각하지 않아도

무심결에 오는 것.

-이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