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7일 금요일

말의 빛

말의 빛

말의 빛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 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는

고운 우리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를 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라는 말은

언제나 부담 없는

푸른 소나무 빛

나를 키우려고 내가 싱그러워지는 빛

“용서하세요”라는 말은

부끄러워 스러지는

겸허한 반딧불 빛

나를 비우려고

내가 작아지는 빛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