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4일 금요일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고여 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