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일 일요일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이제 나머지 세월

무얼 하며 살겠느냐 물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고

기도로 하루를 열어

텃밭에 가꾼 행복 냄새

새벽별 툭툭 털어 아침 사랑 차리고

햇살 퍼지는 숲길 따라

야윈 손 꼭 잡고 거닐며

젊은 날의 추억 이야기하면서

선물로 주신 오늘을 감사하고

호수가 보이는 소박한 찻집에서

나이 든 옛 노래 발장단 고갯짓으로

나지막이 함께 따라 부르며

이제까지 지켜 주심을 감사하고

한마디 말없이 바라만 보아도

무슨 말 하려는지

무슨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는

살다 때로 버거워지면

넉넉한 가슴에서 맘 놓고 울어도

편할 사람 만났음을 감사하고

빨간 밑줄 친 비밀

불치병 속앓이 털어놓아도

미안하거나 부끄럽지 않게

마음 나눌 사람 곁에 있음을 감사하고

세상에 태어난 의미요

살아온 보람이며

살아갈 이유되어 서로 믿고 의지하고

가을 낙엽 겨울 빈 가지 사이를

달리는 바람까지 소중하고

더 소중한 사람 있어 그것에 감사하고

그리고 서산에 해 넘으면

군불 지핀 아랫목에 짤짤 끓는 정으로

날마다 기적 속에 살아감을 감사하고

하루해 뜨고 지는 자연의 섭리

차고 기우는 달과 별 보내고 맞는

사계 물고기 춤사위 벗하여

솔바람 푸르게 일어서는 한적한 곳에

사랑 둥지 마련해 감사 기도드리며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좋은 글, 좋은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