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4일 금요일

흔적

흔적

흔적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처럼

눈에 박힌 그리운 모습을

간직하며 살아 보렵니다.

말하지 않아도 들리는 것처럼

귓가를 지나는 바람을 붙잡아

그대의 목소리로 남겨 두겠습니다.

가슴을 맞대야만

따스함을 느끼는 건 아니지요.

서로에 두근거림을 기억한다면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도

그대의 심장 소리로 들리겠지요.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믿으면

허공에 지나는 공기가

그대의 입김으로 느껴지겠지요.

이렇게 세상에 퍼진

그대의 흔적들 때문에

서러운 그리움이 밀려오고

가슴이 녹아내릴 눈물이 흘러도

아프면 아픈 대로

어찌어찌 살아지겠지요.

-박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