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3일 월요일

어느 노인의 고백

어느 노인의 고백

어느 노인의 고백

하루 종일

창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내가 용서할 일도

용서받을 일도 참 많지만, 너무 조바심하거나

걱정하진 않기로 합니다

죽음의 침묵은 용서하고

용서받은 거라고 믿고 싶어요

고요하고 고교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

-이해인 작은 위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