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늘 혼자였다
돌아보면 늘 혼자였다
나를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수 없었다
늘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웠던 것을
내겐 늘 곁에 있어 줄 수 있는 이보다
내가 곁에 있고 싶은 이가 필요했던 것을
만나고 싶은 사람은 만나지지 않고
나를 만나고 싶다는 사람만이
자꾸 만나지는 어이없는 삶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섬일 수 밖에
돌아보면 늘 섬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섬이 왜 우는지 아무도 몰랐고
섬이 왜 술잔을 자꾸 드는지
아무도 물어주지 않았다.
파도는 오늘도 절벽의 가슴에 부딪혀 온다
-이용채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