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0일 목요일

아빠는 변태

아빠는 변태

아빠는 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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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초등학생 때 아버지께 지어드린 별명은 변태였습니다. 한여름만 되면 아버지는 속옷만 입고 제 옆에서 주무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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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변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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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딸 옆에서 뭐 하는 거냐며 나무라셨습니다. 아버지는 여름이면 왜 속옷 바람의 맨몸으로 제 옆에서 주무시고 변태 아빠라는 별명에도 아무런 변명을 안 하시는지 저는 도무지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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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이제 저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장을 찾았습니다. 일기장을 읽는데 갑자기 눈물 섞인 웃음이 나왔습니다.

여름에 모기향을 피워놓으면 딸이 잔기침을 하기에 잠자기 2시간 전에 모기향을 피웠다가 아이가 잠들 때는 끈다. 그래도 모기들은 극성이다.

어떤 날은 모기들이 계속 윙윙거려서 밤새 한숨 안 자고 딸 옆에서 모기를 잡았다. 딸을 위해서라면 하나도 힘들지 않다. 다만 다음날 회사에서 온종일 졸게 돼서 문제다! 그래서 꾀를 내었다. 딸이 잠든 옆에 팬티만 입은 맨몸으로 눕는 거다. 그렇게 하니까 모기들이 딸 대신 나를 문다.

"아빠는 변태야!"

딸은 사정도 모르고 아침에 깨서는 나를 근처에도 못 오게 한다. 아내도 딸 옆에서 뭐 하는 거냐며 질책한다. 얼굴이며 팔다리에 모기에게 물린 자국이고, 물린 곳이 가려워 수시로 긁고 있으니 회사 동료들이 저보고 피부병 있냐면서 싫어한다.

어떤 오해를 받아도 좋다. 사랑하는 내 딸아이가 밝고 활발하게,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커 주기만 한다면...

좋은 집보단 좋은 가정을, 부자 아빠보단 친구 같은 아빠가 재산보다 사랑을 물려주고 싶다.

사랑한다 딸아...

-Facebook 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