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9일 수요일

아직은 좀 이른 시간입니다

아직은 좀 이른 시간입니다

아직은 좀 이른 시간입니다

꼭 타야할 버스를 놓치고 아쉬운 마음으로 그 다음 버스에 올랐을 때, 살면서 꼭 한번쯤은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래서 버스를 놓친 것이

눈물나게 고마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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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놓치고 나면 아쉬움과 미련이 남습니다. 조금만 일찍 서두를것을...하는 후회에 휩싸이게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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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언가를 놓친 결과가 언제나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 하나를 놓친 결과로 열개의 선물을 얻게 될 때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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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때면 언제나 한치 앞도 모른다는 옛 말이 떠오릅니다. 행복과 불행은 갈래머리 땋듯 그렇게 엮여있는 것. 놓쳤다고 해서 다 잃은 것은 아니라는 것. 영원히 기뻐할 일도 끝없이 슬퍼할 일도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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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 불변의 진리들을 돌이켜 봅니다.

아직은 아무도 모릅니다.

고되거나, 지치거나, 낙담하게 되더라도 멈출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마음의 수평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아직은 내가 어느 곳에 서 있게 될지를 모르는 까닭입니다. 후회하기에는, 아직은 좀 이른 시간입니다.

-윤석미 ‘달팽이 편지’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