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잔의 기적
우유 한잔의 기적
1880년 미국 미시시피주, 어느 여름날, 가가호호를 방문해 물건을 팔며 살아야 하는 가난한 고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은 하루 종일 다녔지만 아무 것도 팔지 못한 채 저녁시간이 됐습니다. 갈증도 났고 배도 너무 고팠습니다.
주머니를 뒤져보니 겨우 동전 한 닢뿐이었습니다. 그 돈으로는 햄버거 하나도 사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다음 집에 가면 먹을 것을 좀 달라고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는 다음 집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큰 저택이었습니다. 대문을 두드리자, 어린 소녀가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 소녀를 보는 순간 먹을 것 좀 달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물 한 잔만 줄 수 있겠니?" 는 말로 대신했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물 대신에 우유 한 잔을 들고 나오는 게 아닌가요. 청년은 단숨에 우유를 들이키고는 우유 값으로 주머니에 있던 동전 한 닢을 건넸지만, 소녀는 거절을 하면서 "엄마는 친절을 베풀면서 돈을 받아선 안 된다고 했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소녀는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청년의 모습에서 물보다 먹을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청년은 이 우유 한 잔으로 잠시나마 활력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친절을 베풀면서 돈을 받지 말라’는 그 말이 청년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고 말았습니다.
한 잔의 우유로 인해 자신이 처한 배고픔의 순간을 이겨낸 것처럼 자신도 훗날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한 잔의 우유’가 돼 주겠다는 결심을 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우유 한 잔을 준 그 소녀가 큰 병에 걸렸습니다. 의사는 치료 불가능한 병이라고 했습니다. 절망 속에 살던 소녀는 어느 날 도시의 전문의를 불러오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전해 듣게 됩니다.
그래서 오게 된 의사가 바로 소녀로부터 우유 한 잔을 얻어 마신 그 고학생이었습니다. 하워드 켈리라는 그 의사 역시 그녀가 그때 그 소녀였음을 첫눈에 알아봤다고 합니다. 하워드 켈리는 산부인과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의사였고,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의 공동 창설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정성을 다해 그녀를 수술했고 치료했습니다. 그의 정성으로 부인과 질환으로는 치료가 무척 어려운 질환이었지만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다행스럽게도 소녀는 완치됐습니다.
집에 돌아온 소녀는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 대수술까지 했으니, 병원비가 감당 못할 정도로 많이 나올 것으로 여기고는 식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치료비 청구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청구서가 도착했고, 그것을 뜯어본 소녀와 가족들은 놀라움과 함께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바로 청구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거든요.
"한 잔의 우유로 모두 완납됐습니다!"
친절은 이렇게 너와 나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에게 어떤 계산이나 목적 없이 그저 손을 내밀 줄 아는 ‘나’로 인해 세상이 조금이라도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럽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나는 그냥 울었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