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義士와 열사烈士의 차이 1편
■ 의사(義士)와 열사(烈士)의 차이 1편
우리나라가 국권을 되찾은 광복절. 우리의 광복은 절대로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중근의사, 윤봉길의사, 유관순열사 등 많은 분들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우리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 뿐 아니라 광복 후 민주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 바쳐 투쟁한 분들도 많다. 그런데 그러한 사람들을 일컬을 때, 어떤 사람은 ‘○○○열사’ 또 어떤 사람은 ‘○○○의사’라고 한다.
의사(義士)와 열사(烈士)는 어떤 뜻이고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사전적 의미로 보면, 열사(烈士)는 ‘나라를 위해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해 싸운 사람’ 의사(義士)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몸 바쳐 일하려는 뜻을 가진 의로운 사람’ 이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이런 풀이만으로는 의사와 열사를 정확히 이해하고 구분하여 부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의사와 열사라는 말은 성리학적 관점에서 ‘의리’를 중요시 하는 조선 시대적 표현에서 시작되었다. 조선시대 여러 사료를 보면 대체로 의리를 생명처럼 여기는 양반들이 의리를 표방하며 의인다운 언행을 보이고, 국가의 위기를 맞아 의거(義擧)를 했을 때 ‘의사’라고 지칭했다. 국가의 위기 때 사(士)가 목숨을 바쳐 이를 막는 것은 당연한 ‘순절(殉節)의 의리’라는 것이다.
반면 ‘열사’의 경우는 대체로 평민(平民)이나 무인(武人)이 국가 위기 상황을 맞아 죽음으로 그 결의를 표현하는 경우에 지칭했다. 의사(義士)는 ‘사(士:양반사족)의 의리’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이고, 열사(烈士)는 ‘평민의 일시적인 혈기’를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의사와 열사라는 용어에 양반 중심의 신분질서가 적용되어 신분에 따라 양반은 의사(義士), 평민은 열사(烈士)라고 불리었다. 실제로 왕조실록이나 개인 문집 같은 여러 사료에는 ‘의사’가 ‘열사’보다 더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사람들 중에는 지금도 의사(義士)가 열사(烈士)보다 좀 더 중요하고 위대한 일을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와 열사를 민족 영웅으로 추모하고 기념하던 식민지시기와 해방 초기까지도 특정 인물을 의사로만 혹은 열사로만 호칭하던 뚜렷한 기준은 없었다. 신분적으로 구분했던 양자의 구별이 신분제가 폐지되면서 의사나 열사의 기준이 더욱 모호해진 것이다. 광복 즈음에 의사와 열사에 어떤 차이를 두어야 하는지 그 구분을 명확히 할 필요성을 느껴 그 기준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뚜렷한 기준은 생기지 않았다. 이후 1970년대 국가보훈처의 전신인 원호처 산하에 있던 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가 지금과 같은 기준을 대략적으로 정했다고 한다.
- 2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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