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8일 금요일

◇ 코비드 신조어, '산스장' '공스장' '코비디어트' '코비드-20' 아시나요

◇ 코비드 신조어, 산스장 공스장 코비디어트 코비드-20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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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비드 신조어, 산스장 공스장 코비디어트 코비드-20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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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속어를 모은 인터넷 사전을 보니 아주 불운한 사람을 ‘Covid-38’이라고 부른다. 코로나의 공식 명칭(Covid-19)에서 따온 말로, 코로나에 두 번 걸릴만큼 운이 나쁘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동안 갑자기 몸무게가 불어난 ‘확찐자’에게 해당하는 말은 ‘Covid-20’이다. 운동을 못해 20파운드(약 9㎏)나 늘었다는 말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멍청이(idiot)는 ‘코비디어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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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산스장’ ‘공스장’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헬스장을 못 가니 운동 기구가 비치된 산이나 공원을 찾아 운동 욕구를 푼다는 것이다. 재택근무 덕에 하루 세 끼 챙겨줘야 하는 ‘삼식이 남편, 등교 안 하는 자녀에게 돌아서면 밥을 해줘야 한다는 뜻의 ‘돌밥돌밥’,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族)’ 등도 유행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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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살과 해학이 담긴 신조어는 코로나 사태를 견디는 데 작은 위로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익살만으로는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변해가고 있다. 수도권에서 밤 9시 이후 영업 금지 조치가 또 연장되자 자영업자들은 “이제 정말 더는 못 버티겠다”고 비명을 지른다. 급기야 두 칸 작은 방을 세 얻어 ‘노래바’ 영업을 하던 60대 자매가 “살아가기 힘들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며 인내심의 한계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절망과 분노, 울분은 결국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돼야 해소된다. 백신 개발엔 보통 8~10년 걸린다. 가장 빨리 개발됐다는 볼거리 백신은 4년 만에 나왔고, 수두 백신은 34년 걸렸다. 에이즈는 40년이 다 돼가도 아직 백신이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올 11월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선거용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가 과거보단 훨씬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언젠가는 터널 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은 고통을 견디게 하는 힘이 된다. 그렇다고 백신 개발만 기다리기엔 지금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무증상까지 포함한 코로나 감염자는 실제 확진자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 8개월 동안 정부는 신속 검사, 집단 검사 운운하면서도 국민 몇%에서 항체가 형성됐는지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온 국민의 인내심은 폭발 임계치를 향하고 있다. ‘내가 코로나에 걸렸나’ ‘혹시 항체는 형성돼 있나’ 하는 국민 답답증만이라도 먼저 풀어주었으면 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