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지심체요절 2편
■ 직지심체요절 2편
지금까지 남아있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인쇄물은 1377년에 펴낸 직지심체요절(직지심경)이다. 독일사람 구텐베르크가 서양에서 최초로 금속 활자를 만든 것이 15세기 중반이니까, 우리나라는 구텐베르크보다 70여 년이나 빠른 14세기에 이미 금속 활자로 책을 찍어 냈던 것이 증명되었다. 《직지심체요절》은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목판으로 인쇄한 목판본이고, 다른 하나는 금속 활자로 인쇄한 금속 활자본이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된 것은 금속 활자본이다. 보통 책을 만들 때는 수십 부 혹은 수백 부씩 인쇄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직지심체요절》이 몇 부나 인쇄되었고, 얼마나 남아 있는지 확인된 자료는 없다. 《직지심체요절》은 원래 상권과 하권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그 사실은 우리나라에 보관되어 있는 목판본 책자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 문헌에만 전하여지고 있던 여러 종의 고려 활자본 중 유일하게 전래되고 있는 《직지심체요절》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된다.
≪직지심체요절≫은 승려인 백운 화상이 부처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이름난 승려들의 말씀이나 편지 등에서 뽑은 내용을 수록해 놓은 책이다. 직지심체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참선을 통하여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보면,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라는 뜻이다. 백운은 승려 경한의 호이다. 그는 13세기 말 전라북도 정읍에서 출생하여 승려가 된 뒤에 황해도 해주의 안국사와 신광사 등에서 주지를 지내고, 후진 양성에 힘쓰다 75세 때인 1372년에 성불산 성불사에서 상·하 두 권으로 ≪직지심체요절≫을 저술하였고, 1374년에 77세의 나이로 여주 취암사에서 입적(入寂:승려가 죽음)했다.
≪직지심체요절≫은 스님이 입적하신 지 세 해째 되던 1377년(고려 우왕)에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인쇄됐다. 인쇄를 주도한 사람은 승려였던 석찬·달잠·묘덕이다. 석찬 스님은 ≪백운화상어록≫을 쓴 승려로 백운 화상의 비서 역할을 했던 시자(侍者:귀한 사람을 모시고 시중드는 사람)였다. 달잠스님 또한 백운 화상의 제자였다. 이 두 사람이 비구니(여승)인 묘덕 스님의 재정 지원을 받아 스승의 가르침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흥덕사에서 금속 활자로 ≪직지심체요절≫을 간행했다. 《직지심체요절》은 승려들이 수행과 공부를 하는 데 학습서로 사용되었다. 선(禪)에 관한 고승들의 어록을 요약한 직지심체요절의 정확한 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으로, 스님들의 교과서와 같은 용도로 사용된 중요한 책이었다.
- 3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