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1일 월요일

◇ “집콕 지친다” 5인 미만 취미수업 '하늘의 별따기'

◇ “집콕 지친다” 5인 미만 취미수업 하늘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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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콕 지친다” 5인 미만 취미수업 하늘의 별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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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그림… 일일 강습에 커플들 몰려

서울 도봉구에서 캔들(양초) 공방을 운영하는 장윤지씨는 이달 들어 하루도 쉬지 못했다. 지난달 초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적용된 이후 손님이 4배나 늘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1인당 5만원을 받고 향초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장씨는 “원래 사흘에 한 번 정도 문의가 왔었는데 요즘에는 하루에 3~4건씩 온다”며 “일주일에 10명 남짓했던 손님도 40여명으로 늘었다”고 했다. 주 고객층은 ‘소셜미디어와 포털 검색을 보고 왔다’는 젊은 커플들이다. 장씨는 “손님 10명 중 8명은 밖에서 만날 곳이 없어 찾아오게 됐다고 하더라”고 했다.

코로나 여파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서너 명 안팎의 ‘소규모 모임’이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트 공간 역할을 톡톡히 했던 카페들이 일제히 매장 영업을 중단해 마땅히 갈 곳이 사라졌고 ‘5인 이상 집합 금지’로 단체 만남까지 제한된 탓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책·음식 만들기와 같은 취미 수업부터 헬스·필라테스 개인 강습 등 다양한 모임들이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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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윤모씨는 지난달 여자 친구와 함께 ‘북바인딩(책 제본)’ 수업을 예약하려다 결국 실패했다. 한 달치 예약이 모두 꽉 차 있었기 때문이다. 윤씨는 “‘집콕 데이트에 지친 커플들이 이런 ‘원데이 클래스(일일 수업)’에 많이 몰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의 푸드 스타일링수업 ‘스튜디오 페이지’ 운영자 김지현씨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수업을 개설하면 예약 마감에 한 달쯤 걸렸는데 최근엔 이틀이면 끝난다”며 “수강생들에게 물어보니 ‘코로나를 계기로 돌아보니 지금 하는 일의 미래가 불투명해 보인다거나,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서 신청한다’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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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와 수강생을 연결해주는 앱 ‘숨고’에 따르면, 작년 2분기(4~6월) 58만건이었던 그림·요리 배우기 같은 취미 수업 개설 건수는 3·4분기에 각각 80만, 89만건으로 늘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장기화로 스트레스가 높은 상황인 데다 모임 등 사회적 활동도 줄었다”며 “미술·공예와 같은 취미 수업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함께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