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선실세 김개시 6편
■ 비선실세 김개시 6편
그녀의 권세가 얼마가 높았던지 궁녀들은 뇌물을 바쳐야만 왕과 잠자리를 할 수 있었고, 광해군조차도 그녀가 지목하는 궁녀하고만 합방을 해야 했다고 한다. 이처럼 왕보다 더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던 김개시는 친척 딸의 남편인 ‘정몽필’을 양자로 삼아, 그에게 고관 뇌물 챙기기와 백성 수탈하기를 맡기며 본격적인 국정 농단과 매관매직 등 악덕 정치를 펼치기 시작하였다. 이에 보다 못한 윤선도·이회 등 충신들은 광해군에게 상소를 올리며 그녀를 비난하였지만, 김개시를 철썩 같이 믿고 있던 광해군은 오히려 충신들을 유배 보내어 그들의 바른 소리를 차단하였다. 그녀는 광해군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친구요. 동지였던 것이다. 광해의 지위는 늘 불안하여 김개시 같은 지략가의 도움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세자 시절부터 궁녀 김개시는 광해군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어느 관료보다 충성심이 강했고, 총명한 두뇌로 판단력이 뛰어났으며 업무처리 능력도 훌륭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랫동안 광해군을 보필해 왔기 때문에 그의 기분을 잘 맞췄다. 광해군은 그런 김개시가 자신의 눈과 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개시는 광해군의 총애와 신임을 등에 업고 ‘제조상궁(提調尙宮)’으로서 당대 최고의 권력자 이이첨과 함께 정치판을 좌지우지하는 실세로 성장한다.
실록에서 김개시는, 이이첨과 더불어 광해군시대 최대 악인으로 묘사된 부분이 있다. 《광해군일기》 중 5년 8월11일자에 보면, 이이첨과 김상궁을 비교 평가한 구절이 있다. 그 둘의 비슷한 점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이이첨은 영상의 자리에 오르지 않고 김상궁은 후궁의 자리에 욕심을 두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실익은 마음대로 챙긴다는 점을 들고 있다.
첫째, 역적을 토벌해야 한다며 과격한 역적 토벌론을 일삼는 것.
둘째, 벼슬 욕심을 줄이되 실권을 최대한 갖는 것.
셋째, 악역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그 일에 대한 공은 자신이 차지하는 것.
《연려실기술》에 의하면 선조의 독살에 간여했기 때문에 광해군의 약점을 틀어쥐고 있었다고 적고 있다. 광해군은 김개시에게 절대적인 신임과 사랑을 보냄으로써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게 만들었고, 광해군의 제조상궁으로서 당대의 실력자 이이첨과 함께 당시의 정치판을 좌지우지한 실세였다. 왕의 신임을 배경으로 권력을 틀어쥔 김개시는 오직 광해군만을 위해 충성했고, 광해군의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 궁중에서 온갖 악역을 떠맡았다. 김개시는 광해군에게 위협이 되는 인목대비와 영창대군을 없애려고 했다. 광해군이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그 악역을 떠맡았다. 김개시의 끈질긴 공작에 의해 인목대비는 기어이 서궁에 유폐되고 말았으며, 그 이후에도 죽음 직전까지 몰리는 수난을 당했다.
- 7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