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준과 동의보감 6편
■ 허준과 동의보감 6편
둘째, 일상생활에 요긴한 한글 번역 의서로,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언해구급방(諺解救急方)》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 등이 그것이다.
두창(痘瘡:천연두)에 관한 책이 임진왜란 때 모두 유실되어 두창 치료에 관한 참고서가 없었다. 그러자 두창의 원인과 치료법을 몰라 자연히 미신행위로 인한 치료법이 퍼져 백성들의 고통이 심했다. 나라에서는 두창에 관한 책의 편찬을 허준에게 위임했다. 허준은 자신의 오랜 기간의 치료경험과 여러 서적을 참고하여 1년 만에 《두창집요(痘瘡集要)》를 완성했다. 이 책의 상권(上卷)에는 두창의 원인·예방·증상이 서술되어 있고, 하권(下卷) 뒷부분에는 임신부의 두창과 반진(斑疹)에 대한 내용이 서술되어 있다. 이 책은 출간 후 두창 치료의 참고서로 널리 이용되었는데, 당시 사회상황의 한계로 비과학적·비위생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는 평가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번역하여 백성들이 사용하기 쉽게 만든 책이 《언해두창집요(諺解痘瘡集要)》이다.
《언해태산집요(諺解胎産集要)》 역시 1608년에 허준이 왕명을 받아 편찬한 부인과(婦人科)에 속하는 태산(胎産)과 태아보호에 관한 의서로, 아이의 해산에 대한 의학적 지식, 구급 상황에 대한 발 빠른 대처, 소아전염병인 천연두에 대한 의학적 대응을 실었다. 1책으로 되어 있고 각 항목마다 한글로 번역되어 있다. 이 책은 총 81장으로 되어 있는데, 그 기술이 일목요연하고 산과에 관해서는 빠짐없이 간결하게 기록되어 있다. 《언해구급방(諺解救急方)》은 조선시대 세종의 명을 받아서 편찬한 구급방을 허준이 선조의 명을 받아 우리말로 옮겨 1607년 내의원에서 간행한 책으로 상하(上下) 2책으로 되어 있다. 최근에 연대 미상(未詳)인 《언해납약증치방(諺解臘藥症治方)》이 허준의 저작으로 추정된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 책은 가정상비약인 납약(臘藥)을 올바로 쓰는 지침을 담고 있다.
셋째, 전염병 전문의서로, 《신찬벽온방(新纂辟溫方)》 《벽역신방(辟疫神方)》의 편찬이 있다. 《신찬벽온방》은 열성 질환인 온역(瘟疫:오늘날의 급성전염병)에 대한 대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벽역신방》은 1613년 국내에서 첫 유행했던 성홍열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세계질병사의 관점에서 볼 때 크게 주목을 끈다. 허준은 성홍열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이 미지(未知)의 병이 홍역을 비롯한 유사한 질환과 구별되는 병임을 밝혀냈다.
넷째, 학습용 의학교재로 허준 최초의 저작인 《찬도방론맥결집성(纂圖方論脈訣集成)》이라는 진찰서 4권이다. 이 책은 당시 전의감(典醫監)의 과거시험 교재로 쓰이고 있던 동일한 책의 오류를 바로잡은 것이다. 환자를 진맥하는 기본을 알기 쉽게 쓴 책으로, 중국의 고양생(高陽生)이 쓴 《찬도맥결(纂圖脉訣)》이라는 책을 허준이 고쳐 쓴 것이다. 원서(原書)는 1권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허준이 고쳐 쓰면서 문장을 짧고 쉽게 바꾸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 4권의 책으로 만든 것이다.
- 7편에 계속
♣ 제공 : KIMSEM의 ‘역사로 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