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6일 화요일

군자지교 담여수君子之交 淡如水 -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

군자지교 담여수君子之交 淡如水 -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

군자지교 담여수(君子之交 淡如水) -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

임금 군(口/4) 아들 자(子/0) 갈 지(丿/3) 사귈 교(亠/4) 맑을 담(氵/8) 같을 여(女/3) 물 수(水/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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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의 사귐을 말하는 交際(교제)는 남녀 간이면 사랑을, 사업상이면 이익을 위한 것이라 그 목적이 뚜렷하다. 친구간의 友情(우정)은 오랜 기간 상대를 위하고 희생을 감수해야 더 빛나는 관계가 되는 성어가 많다. 보통 사람은 아무래도 손익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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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공자)님도 益者三友(익자삼우)라 하여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람, 견문이 많은 사람과 사귀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남과 사이좋게 지내도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않아야 한다는 和而不同(화이부동)과 끼리끼리 모여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群而不黨(군이부당) 등의 좋은 가르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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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스승인 공자에게 조언하는 사람이 있다. 子桑雽(자상호, 雽는 성씨 호)라 불리는 은둔자다. 물론 가상의 인물인데 寓言(우언)으로 비유하여 통쾌하게 핵심을 찌르는 ‘莊子(장자)‘에 나온다. 자상호에게 공자가 찾아와 魯(노)나라에서 두 번이나 쫓겨났고, 陳蔡(진채) 국경에선 포위당하는 등 여러 재앙이 닥쳐 지인들과는 소원해졌고 제자들은 흩어졌는데 왜 그런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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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군자의 교제(君子之交)는 물같이 담백하다(淡如水)‘며 설명하는 것이 山木(산목)편에 나온다. 세상일에 대하여 마음을 비우고 자기를 버려야 험난한 사회서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교훈적인 예화를 담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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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호의 설명을 들어보자. ‘대체로 이익을 매개로 맺어진 관계는 어려움이 닥치거나 재앙을 만나면 서로 버립니다(夫以利合者 迫窮禍患害相棄也/ 부이리합자 박궁화환해상기야), 하늘이 맺어준 관계는 어려울 때 서로 보살피지요(以天屬者 迫窮禍患害相收也/ 이천속자 박궁화환해상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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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군자의 사귐은 물처럼 싱겁고(君子之交淡若水/ 군자지교담약수), 소인의 사귐은 단술처럼 달콤합니다(小人之交甘若醴/ 소인지교감약례)’고 했다. 醴는 단술 례. 무심한 듯 담백한 교제가 오래 가며, 이익이 개재된 달콤한 사귐은 오래 가지 못하고 끊어지게 된다는 이야기다.

장자가 곳곳에 유교를 풍자한 것 중의 하나라도 군자와 소인의 사귐을 구별한 것은 옳다. 이 말은 明心寶鑑(명심보감)에도 인용됐다. 交友(교우)편에 이익만 앞세우지 말고 오래 겪어봐야 한다는 명언이 많은데 두 가지만 더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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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흘러야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다(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 노요지마력 일구견인심)’, ‘술자리서 형 동생 하는 친구는 많으나, 위급할 때 도움을 줄 친구는 없다(酒食兄弟千個有 急難之朋一個無/ 주식형제천개유 급난지붕일개무).’ 旬五志(순오지)의 속담도 있다. ‘그릇은 새것이 좋고, 사람은 옛 친구가 좋다(器非求新 人惟求舊/ 기비구신 인유구구).’/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