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불견첩目不見睫 - 눈으로 눈썹은 보지 못한다, 남의 허물은 잘 보다.
목불견첩(目不見睫) - 눈으로 눈썹은 보지 못한다, 남의 허물은 잘 보다.
눈 목(目/0) 아닐 불(一/3) 볼 견(見/0) 속눈썹 첩(目/8)
여간 수양이 된 사람 아니고는 자신의 허물을 알기 어렵다. 남의 흉은 일부러 찾지 않더라도 저절로 눈에 들어온다. ‘남의 흉 한가지면 제 흉은 열 가지‘인데도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묻혀있는 남의 흠을 찾기까지 한다. 털을 불어 허물을 찾는 吹毛覓疵(취모멱자)다. ’자기 자신의 결점을 반성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남의 결점을 보고 있을 틈이 없다.‘ 탈무드에 있는 말이다. 자신의 결점은 알지 못하고 남의 잘못은 잘 본다는 비유로 눈으로는 자기의 눈썹을 보지 못한다는 이 성어를 쓴다. ’도끼가 제 자루 못 찍는다‘는 속담과 같다.
중국 法家(법가)의 확립자 韓非(한비)가 쓴 ‘韓非子(한비자)’는 秦始皇(진시황)에게 영향을 준 책으로 유명하다. 역사적인 고사들을 老子(노자)의 사상과 비교 설명한 喩老(유로)편에 이 성어가 실려 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楚(초)나라 莊王(장왕)이 越(월)나라를 정벌하려고 하자 신하인 杜子(두자)가 무슨 연유로 군사를 일으키는지 물었다. 월나라의 정치가 어지럽고 병력이 약화된 이때가 좋은 기회라고 답하자 두자가 간했다.
‘신은 어리석지만 사람의 지혜라는 것이 눈과 같아서, 능히 백 걸음 밖을 내다볼 수는 있으나 가까이 있는 자기 눈썹은 보지 못합니다(臣愚患之智如目也 能見百步之外而 不能自見其睫/ 신우환지지여목야 능견백보지외이 불능자견기첩).’ 그러면서 초나라도 秦(진)과 晉(진)에 패배하여 수백 리의 영토를 잃었고, 莊蹻(장교, 蹻는 발돋움할 교)라는 도적이 날뛰고 있어도 막지 못하고 있는데 나라를 수습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했다. 그런데도 월나라를 정벌하려 하니 이것이야말로 지혜가 눈썹을 보지 못하는 눈과 다를 바가 없다(此智之如目也/ 차지지여목야)고 간곡히 말했다. 장왕은 월나라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포기했다. 그래서 노자는 ‘자기 자신을 잘 보는 것을 밝음(自見之謂明/ 자견지위명)’이라 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