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비밀의 숲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숲
"◇ 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 속 비밀의 숲은 부산 기장 아홉산 대숲
",김은숙 작가의 신작 ‘더 킹:영원의 군주(이하 ‘더 킹’)’는 설정도 배경도 별난 드라마다. 현재의 대한민국과 가상의 대한제국이 평행세계로 공존한다는 설정의 이야기. ‘차원의 문’을 넘나들게 된 대한제국의 황제 이곤(이민호)과 대한민국의 경찰 정태을(김고은)이 그렇게 만나 연을 맺는다. 차원의 문이 있는 대숲, 황제가 사는 황실 등 대한제국의 신비로운 공간들은 대체 어디서 촬영했을까.
‘더 킹’ 속 대한제국에는 청와대가 없다. 그 대신 부산 동백섬에 황제의 거처가 있다. 해운대 빌딩 숲 사이로, 성대한 황궁이 자리한 동백섬의 모습이 여러 차례 지나간다. 이순신 장군 동상도 광화문이 아니라 동백섬 꼭대기에 세워져 있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장면들이다.
진짜도 있다. 차원의 문이 있는 동백섬의 신비로운 대숲은 부산시 기장군의 아홉산(361m) 자락에서 촬영했다. 남평 문씨 가문이 400년 가까이 9대에 걸쳐 가꿔 온 52만㎡(약 15만 평) 숲이다. 출입을 엄격히 막았다가 2016년부터 숲 일부를 개방했다. 숲 이름은 낯설지만, 풍경은 퍽 익숙하다. 영화 ‘군도’ ‘대호’,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더 킹’에서 그려진 대로 대나무가 아홉산숲을 빽빽이 채운다. 지름이 어른 허벅지만 한 맹종죽, 거북이 등 껍질을 닮은 구갑죽 등 대나무만 18종에 이른다.
차원의 문으로 등장하는 당간지주(幢竿支柱)가 지금도 대숲 한가운데 서 있다(사진). 촬영을 위해 임시로 세운 돌기둥인데, 드라마 팬의 인증사진 장소로 톡톡히 인기를 누리고 있단다. 주말에는 하루 2000명이 다녀가지만, 평일엔 방문객이 200명 정도로 한적하다.
해운대 해안도로, 수영만 요트경기장, 벡스코, 이기대공원 등 이 밖에도 부산의 곳곳이 등장한다. 정태을이 요트를 타고 황궁으로 진입하는 야간 장면 속 거대한 다리는 광안대교, 이곤이 말을 타고 달리던 해변은 다대포 해수욕장이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