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엽장목一葉障目 – 잎사귀 하나로 눈을 가리다, 부분만 보다 본질을 놓치다.
일엽장목(一葉障目) – 잎사귀 하나로 눈을 가리다, 부분만 보다 본질을 놓치다.
한 일(一/0) 잎 엽(艹/9) 막을 장(阝/11) 눈 목(目/0)
나뭇잎 하나(一葉)가 눈을 가리면(障目) 당연히 앞을 보지 못한다. 자질구레하고 지엽적인 일에 눈이 어두워 문제의 본질이나 전모를 보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는 성어다. 또 이 말은 ‘가랑잎으로 눈 가리기’라는 속담이 말하는 대로 자기의 존재나 허물을 덮기 위해 미련하게 애쓰는 경우를 가리키기도 한다. 어느 것이나 ‘잎사귀로 눈이 가려져 태산을 보지 못한다(一葉蔽目 不見泰山/ 일엽폐목 불견태산)’는 말과 같고, 줄여서 一葉蔽目(일엽폐목)이라 쓰기도 한다.
鶡冠子(갈관자, 鶡은 관이름 갈)라는 사람이 썼다고 하는 ‘갈관자’ 天則(천칙) 편에 처음 나오는 말이다. 갈관자는 老子(노자)와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은거하면서 멧닭의 깃으로 만든 갈관을 쓰고 다녀 이름을 얻게 됐다고 한다. 그의 저작도 후대의 사람이 덧붙인 위작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어떻든 이 성어가 등장하는 부분을 보자. ‘무릇 귀는 듣는 것을 주관하고 눈은 보는 것을 주관한다. 그러나 나무 잎사귀 하나가 눈을 가리면 태산이 보이지 않고, 콩 두 알이 귀를 막으면 우레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夫耳之主聽 目之主明 一葉蔽目 不見泰山 兩豆塞耳 不聞雷霆/ 부이지주청 목지주명 일엽폐목 불견태산 양두색이 불문뇌정).’ 霆은 벼락 정.
이것은 부분에 얽매이지 말고 전체를 보라는 교훈이지만 어리석은 자의 행위를 풍자한 내용은 삼국시대 魏(위)날 邯鄲淳(한단순)이 쓴 ‘笑林(소림)’에 실려 전한다. 옛날 楚(초)나라 어떤 서생이 고서에서 매미가 나뭇잎으로 몸을 가리면 사마귀가 보지 못한다는 내용을 읽고 흥미를 느꼈다. 자기도 투명인간이 되기 위해 매미가 숨어있던 나무를 한 아름 따와서 눈을 가린 채 부인에게 자기가 보이는지 물었다. 자꾸 묻는 말에 부인이 귀찮아 안 보인다고 하자 선비는 한쪽 눈만 가리면 안 보이는 줄 알고 시장에 나가 물건을 훔쳤다가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부부가 오랫동안 해로하기 위해선 단점을 덮기 위해 한쪽 눈을 가릴 필요는 있다. 하지만 장점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단점을 보이지 않으려 눈을 가린다면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어떠한 일에도 보고 싶은 것만 보아서는 전체를 파악할 수 없어 목표한 일을 그르치고 만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