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여독서三餘讀書 - 책을 읽기에 좋은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
삼여독서(三餘讀書) - 책을 읽기에 좋은 세 가지 여유 있는 시간\xa0 \xa0
석 삼(一/2) 남을 여(食/7) 읽을 독(言/15) 글 서(曰/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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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옛 선현들은 책을 읽는 독서의 중요성과 즐거움을 강조하는 좋은 글을 많이 남겼다. 우선 서양의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들고, 담론은 기지있는 사람을 만들고, 필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베이컨)나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의 가장 뛰어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데카르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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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선 朱子(주자)의 讀書三到(독서삼도)가 책 읽을 때 온전히 집중하라는 心到(심도) 眼到(안도) 口到(구도)를 가리키고, 讀書三昧(독서삼매)는 세 가지가 아니라 잡념을 떠나서 오직 독서에만 정신을 모은 경지를 말한다. 여기에 더하여 책 읽기에 좋은 세 가지의 여유 있는 시간이란 뜻의 三餘讀書가 있다. 겨울과 밤과 비 올 때를 가리키며 讀書三餘(독서삼여)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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後漢(후한) 말기 董遇(동우)라는 사람이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격이 소박하고 말은 어눌했지만 배우기를 좋아하여 일하는 도중에도 손에서 책을 떼지 않았다. 형과 함께 농사를 짓고 또 행상을 하여 생계를 이어 가면서 경서를 익혀 明帝(명제) 때엔 벼슬자리에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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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직에 오른 뒤에도 학문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아 ‘老子(노자)’의 주석서를 만들거나 ‘左傳(좌전)’을 분석했다. 동우의 가르침을 받으려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먼저 책을 백번 반복해서 읽어보면 뜻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바로 讀書百遍義自見(독서백편의자현, 見은 볼 견외 나타날 현)의 고사가 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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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하면 이렇게 가르친다. ‘누구에게나 세 가지 여유가 주어져 있다. 겨울은 한해의 여유이고, 밤은 하루의 여유이며, 비가 올 때는 시간의 여유이다(當以三餘 冬者歲之餘 夜者日之餘 陰雨者時之餘/ 당이삼여 동자세지여 야자일지여 음우자시지여).’ ‘魏略(위략)’과 ‘三國志(삼국지)’ 王肅傳(왕숙전)의 주에 나온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