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左顧右眄 - 왼쪽 오른쪽을 돌아보다, 앞뒤를 재고 망설이다.
좌고우면(左顧右眄) - 왼쪽 오른쪽을 돌아보다, 앞뒤를 재고 망설이다.
왼 좌(工/2) 돌아볼 고(頁/12) 오른 우(口/2) 곁눈질할 면(目/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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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쪽도 옳은 것 같고 저 쪽도 옳은 것 같다. 내가 가진 것도 좋지만 상대가 가진 것은 더 좋아 보인다. 한 쪽은 포기해야 더 나은 길을 택할 수 있을 텐데 판단을 망설일 때가 많다. 앞서 소개했던 首鼠兩端(수서양단)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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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서 나온 쥐가 이리 갈까 저리 갈까 판단이 서지 않는 모습을 그렸다. 왼쪽을 돌아보고(左顧) 오른쪽을 살펴본다(右眄)는 이 성어도 앞뒤를 재고 망설이는 것을 가리킨다. 首尾兩端(수미양단), 右盼左顧(우반좌고, 盼은 눈예쁠 반), 左右顧視(좌우고시), 瞻前顧後(첨전고후) 등 같은 뜻의 말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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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의 입장에서 이런 태도를 취하면 결단력이 없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성어가 처음 사용됐을 때는 뜻이 사뭇 달랐다. 왼쪽을 둘러봐도 오른쪽을 살펴봐도 자기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자신만만한 모습을 형용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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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魏(위)나라의 曹植(조식)이 吳質(오질, 177~230)이란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래됐다. 曹操(조조)의 아들인 조식은 일곱 걸음 걸으면서 지은 칠보시로 뛰어난 시재를 자랑했고, 오질은 자가 季重(계중)으로 재능과 학식이 뛰어나 열후에 봉해진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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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이 쓴 ‘與吳季重書(여오계중서)’에 술이 거나한 술자리에서 퉁소와 피리가 뒤에서 연주하면 독수리처럼 비상하여 봉황이 탄복하고 호랑이가 응시할 것이라고 오질을 치켜준다. 그러면서 ‘왼쪽을 돌아보고 오른쪽을 살펴보아도 사람다운 사람이 없다고 할 것이니 어찌 당신의 장한 뜻이 아니겠습니까(左顧右眄 謂若無人 豈非吾子壯志哉/ 좌고우면 위약무인 기비오자장지재)?’하며 극찬한다. 이처럼 주위의 어떤 사람보다 출중하다고 나타내던 말이 이쪽저쪽 돌아보는 눈치 보기로 변했으니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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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재지 않고 함부로 추진하여 일을 그르치는 것보다는 낫지만, 지나치게 신중하여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너는 것도 추진력이 떨어져 답답하다. 국가의 미래를 보고 소신 있게 밀어붙였어야 할 일이 많은데 쥐 눈만 번득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