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外柔內剛 – 겉으로 부드러우나 속으로 꿋꿋하고 굳셈
외유내강(外柔內剛) – 겉으로 부드러우나 속으로 꿋꿋하고 굳셈
바깥 외(夕/2) 부드러울 유(木/5) 안 내(入/2) 굳셀 강(刂/8)
사람의 성격은 타고나는 것이지만 일상의 습관에서 더 많이 만들어진다. 좋은 습관으로 성격을 다스린다면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고 하니 말이다. 사람의 성격을 말할 때 많이 쓰는 표현이 있다. 겉보기에 부드럽고 마음도 어질어 도통 악의를 보이지 않는 사람을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고 한다.
속마음은 의외로 강단이 있어 고집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성격을,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나(外柔) 속은 굳고 굳세다(內剛)란 표현을 쓴다. 이 성어를 앞뒤로 바꿔가며 반대의 뜻은 外剛內柔(외강내유)라 하고 外剛內剛(외강내강)이나 外柔內柔(외유내유) 등 갖가지 성격을 나타낼 수 있다.
唐(당)나라 盧坦(노탄, 748~817)이란 사람은 자가 保衡(보형)이고 河南(하남) 洛陽(낙양) 출신의 강직한 관리였다. 황제가 병으로 사망한 절도사 후임으로 姚南仲(요남중)이라는 사람을 임명하자 군대 감독관인 薛盈珍(설영진)을 비롯하여 많은 대신들이 반대했다. 글만 읽어 세상을 모르는 서생이라 그 자리에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때 노탄이 나서서 강력히 비호했다.
‘요남중은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강한 외유증강의 인물이다(姚大夫外柔中剛/ 요대부외유중강).’ 歐陽修(구양수) 등이 편찬한 ‘新唐書(신당서)’ 노탄전에 실린 내용이다. 이에 앞서 東晉(동진)의 시중을 지낸 甘卓(감탁, ?~322)이란 사람을 표현하면서 外柔內剛(외유내강)이라 나타냈다고 ‘晉書(진서)’에 나온다.
‘道德經(도덕경)’에서 老子(노자)는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겨낸다고 일관되게 강조한다. 몸도 부드러워야 건강하지만, 마음이 유연해야 정신도 몸도 건강해 진다며 ‘부드럽고 약한 것이 굳세고 강한 것을 이겨 낸다(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고 했다. 36장 微明(미명)에서다.
76장 戒强(계강)과 78장 任信(임신)에도 이어진다.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堅強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견강자사지도 유약자생지도).’ ‘이 세상에서 물보다 더 부드럽고 약한 것은 없다. 그렇지만 굳고 강한 것을 치는 데 물보다 나은 것은 없다(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強者莫之能勝/ 천하막유약어수 이공견강자막지능승).’
부드럽고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겨낸다고 해서 아무런 준비가 없어도 막아낼 수가 있을까. 속으로는 실력을 갖추고 부드럽게 대해야 함부로 덤비지 못한다. 강자가 약자를 대할 때도 힘으로 누르기 보다는 부드러움으로 감싸야 진정으로 승복한다. 이럴 때라야 진정 柔能制剛(유능제강)이 된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