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칠십득문왕七十得文王 - 나이 칠십에 문왕을 얻다, 강태공이 뒤늦게 때를 만나 공적을 이루다

칠십득문왕七十得文王 - 나이 칠십에 문왕을 얻다, 강태공이 뒤늦게 때를 만나 공적을 이루다 

칠십득문왕(七十得文王) - 나이 칠십에 문왕을 얻다, 강태공이 뒤늦게 때를 만나 공적을 이루다\xa0

일곱 칠(一/1) 열 십(十/0) 얻을 득(彳/8) 글월 문(文/0) 임금 왕(玉/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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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는 사람이 姜太公(강태공)이다. 물고기를 많이 낚기 위해 기를 쓰는 사람은 강태공으로 칭하지 않는데 이는 큰 뜻을 품고 때를 기다린 본뜻을 몰라서다. 강태공이라 하지만 다양하게 불린다. 이름이 尙(상)이라 본성을 따라 姜尙(강상), 선조가 제후로 봉해졌던 땅 이름을 따 呂尙(여상), 周(주) 왕실의 조상 太公(태공)이 간절히 바랐던 인물이라 太公望(태공망), 또는 呂望(여망)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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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이름만큼 강태공은 殷(은)의 폭군 紂王(주왕)을 몰아내고 武王(무왕)이 주나라를 건국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강태공이 나이 칠십(七十)이 되어 문왕을 얻었다(得文王)는 말은 뒤늦게 때를 만났다는 말로 많이 쓰이고, 속셈이 다르다는 뜻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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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이 70세가 될 때까지 渭水(위수)에서 곧은 낚싯대를 드리울 때 무왕의 부친 文王(문왕)이 찾아왔다. 문왕은 악독한 주왕에 쫓겨 갔으나 조부 태공의 뜻에 따라 인재를 모으고 은나라를 멸할 기틀을 세웠다. 문왕을 만나 날개를 단 태공망은 갖가지 지혜로 난관을 이겨 아들 무왕 때 주나라를 세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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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왕이 師尙父(사상보)로 모실 정도이고 齊(제)나라에 봉해져 시조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80세까지 곤궁하게 살다가 이후로 팔자가 펴져 잘 산다는 窮八十達八十(궁팔십달팔십)이란 말이 있다. 강태공이 문왕을 만나 지략을 펼친 나이가 팔순이란 곳도 많아 분분한데 唐(당)나라 白居易(백거이)의 시엔 70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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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거이는 ‘渭上偶釣(위상우조)’란 시에서 태공망을 물고기는 낚지 않고 딴 마음이 있었다고 높게 평가하지 않아 이채롭다. 성어가 나오는 중간 부분을 보자. ‘몸은 비록 고기를 향해 앉았으나, 마음은 이상향에 가 있구나(身雖對魚坐 心在無何鄕/ 신수대어좌 심재무하향). 오래전 옛날 백발노인 있어, 또한 위수 북쪽서 낚시 했었네(昔有白頭人 亦釣此渭陽/ 석유백두인 역조차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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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은 물고기는 낚지 않았고, 나이 칠십에 문왕을 만났다네(釣人不釣魚 七十得文王/ 조인부조어 칠십득문왕).’ 강태공이 고기는 잡지 못하고 출세 길을 낚았다는 곧은 낚싯대를 물 위에 잡고 있었다는 데서 달리 보는 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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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공을 좋지 않게 보는 이야기가 더 있다. 집안일은 뒷전이고 낚시만 하는 남편에 못 견뎌 부인은 떠났다. 출세한 후에 다시 찾아온 부인에게 강태공은 물그릇을 엎은 뒤 담아보라고 했다. 覆水不返盆(복수불반분), 엎어진 물은 다시 담지 못한다며 야박하게 내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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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사당을 지어 위로했다고 해도 함께 고생한 부인을 들이지 못한 것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하지만 칠십이든 팔십이든 때를 기다렸던 느긋한 마음, 기회가 되자 큰 업적을 이룬 것은 조급하게 일을 이루려는 사람들에게 큰 교훈이 될 수 있다. 또한 이제 다 살았다고 뒷방 늙은이를 자처하는 노인들에겐 더욱 자극이 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