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다, 위에서 솔선수범하다.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 -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다, 위에서 솔선수범하다.
임금 군(口/4) 아들 자(子/0) 갈 지(丿/3) 큰 덕(彳/12) 바람 풍(風/0)
君子(군자)라 하면 요즘 사람들은 융통성 없이 격식만 따지는 케케묵은 사람을 많이 연상한다. 하지만 전통 사회에서 행실이 점잖고 어질며 덕과 학식이 높아 유교사회의 이상적 인간상이었다. 이러한 사람들이 높은 벼슬에 오르는 경우가 많아 높은 지위의 고관을 말하기도 했다. 유교의 대표 경전인 論語(논어)와 孟子(맹자)에는 군자가 어떠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수없이 나오고 성어로도 끝없이 사용되고 있다. 군자의 덕(君子之德)은 바람(風)과 같다는 이 말도 그 중의 하나다. 바람이 불면 풀이 그 방향으로 눕듯이 윗사람의 행동은 아랫사람의 표본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는 뜻이 들어 있다.
‘논어’에서 仁(인)과 禮(예)에 대해 좋은 말이 많이 나오는 顔淵(안연)편에 이 말이 등장한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말기 魯(노)나라의 대부였던 季康子(계강자)가 정치에 대해서 孔子(공자)에게 물었다. 만약 무도한 자들은 죽여서라도 도가 있는 사람들을 앞세운다면 괜찮지 않을까라고 했다. 말하자면 자신이 힘으로 권세를 잡았듯이 一罰百戒(일벌백계)나 殺一儆百(살일경백, 儆은 경계할 경)이라도 하여 본보기로 삼도록 하면 어떨까 물은 것이다.
인을 중시한 공자가 찬성할리 없다. 정치를 하는데 사람을 죽이는 방법을 써서는 안 되고 만약 대부께서 선하고자 노력한다면 백성들이 따라서 착해질 것이라면서 이어 말한다.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습니다(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군자지덕풍 소인지덕초). 풀 위로 바람이 지나가면 풀은 바람에 쓸려 반드시 눕게 마련이지요(草上之風 必偃)/ 초상지풍 필언).’ 偃은 쓰러질 언. 여기서 군자의 바람은 힘을 동반한 것이 아님은 물론이다. 또 民草(민초)로 불리는 백성들도 쉽게 꺾이지 않는 생명력이 있다. 온화한 바람이 불면 백성들은 그에 감동하여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위에서 바른 행동을 하지 않고 윽박지른다고 해서 무조건 따르는 아랫사람은 없다. 남을 다스리고 지도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이 率先垂範(솔선수범)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자신은 예외라도 된 듯 탈법과 불법을 예사로 저지른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을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도 지도층에서 모든 갈등의 근원이 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