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31일 일요일

수적천석水滴穿石 - 작은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는다.

수적천석水滴穿石 - 작은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는다.

수적천석(水滴穿石) - 작은 물방울이 돌에 구멍을 뚫는다.

물 수(水/0) 물방울 적(氵/11) 뚫을 천(穴/4) 돌 석(石/0)

\xa0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는 격언을 한자 훈음 그대로 옮긴 것이 물방울(水滴)이 돌을 뚫는다(穿石)는 이 말이다. 작은 것이 쌓이면 큰 것이 된다는 속담은 양의 동서에 숱하다. 우리나라에 똑 같이 ‘낙숫물이 댓돌을 뚫는다’가 대표하고 영어속담에도 ‘The drop hollows the stone’이 있으니 신기할 정도다.

\xa0

뜻이 쉽고 큰 교훈을 줘서인지 모두들 좋아하는 성어가 되어 있다. 몇 개만 더 들어보면 이 난에서도 소개한 愚公移山(우공이산), 中石沒鏃(중석몰촉) 외에 磨斧作針(마부작침), 積小成大(적소성대) 등이다.

\xa0

물방울이 쉼 없으면 돌을 뚫는다는 말은 중국 南宋(남송) 때 학자 羅大經(나대경)의 ‘鶴林玉露(학림옥로)’에 실려 전한다. 학문을 하면서 터득한 지식을 기술한 일종의 수필집이다. 독보적인 견해로 피폐한 정치를 질책하기도 하고 시문을 평론하기도 한 책으로 알려져 있다.

\xa0

北宋(북송) 때 崇陽(숭양) 현령으로 張乖崖(장괴애)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하루는 관아를 순시하다가 창고에서 황급히 도망치려는 하급관리를 적발했다. 족쳐 보니 상투 속에서 엽전 한 닢이 나왔다. 훔친 것이라는 실토를 받자 형리를 시켜 곤장을 치게 했는데 겨우 한 닢 가지고 그런다고 크게 투덜거렸다.

\xa0

그러자 화가 난 현령이 大喝一聲(대갈일성) ‘네 이놈! 塵合泰山(진합태산)이란 말도 못 들었느냐? 하루에 일전이면 천일에 천전이고, 먹줄에 튕겨 나무가 끊어지고 물방울에 돌이 뚫린다(一日一錢 千日千錢 繩鋸木斷 水滴穿石/ 일일일전 천일천전 승거목단 수적천석)’라며 처벌했다. 관리의 잘못을 바로 잡으려고 일벌백계한 것이다. 繩은 노끈 승, 鋸는 톱 거.

\xa0

明末(명말)의 洪自誠(홍자성)이 교훈이 되는 對句(대구)를 많이 써 유명한 어록집 ‘菜根譚(채근담)’에도 같은 뜻의 명언이 올려져 있다. 다만 한 글자씩 다르다. ‘새끼줄로 톱질해도 나무가 잘라지며 물방울이 돌을 뚫고, 물이 한곳에 이르러 도랑을 이루며 참외는 익으면 꼭지가 떨어진다(繩鋸材斷 水滴石穿 水到渠成 瓜熟蒂落/ 승거재단 수적석천 수도거성 과숙체락).’ 渠는 개천 거, 蒂는 꼭지 체로 읽는다.

\xa0

눈앞에 빨리 성과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성급해 할 것인가? 모든 일에 단계가 있고 기본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천리 길을 갈 수 있다. 학문을 하는 사람이나 실적에 애타하는 사람들이 새기면 좋을 말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