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위천以食爲天 - 먹는 것을 하늘로 여김
이식위천(以食爲天) - 먹는 것을 하늘로 여김
써 이(人/3) 밥 식(食/0) 하 위(爪/8) 하늘 천(大/1)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衣食住(의식주)는 모두 중요하다. 孔子(공자)는 足食(족식)보다 民信(민신)이라며 먹는 것보다 믿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無信不立(무신불립)의 가르침은 정치에 있어서다. 보통 사람에겐 음식이 생명을 영위하는데 필수이므로 첫손에 꼽을 것이다. 그래서 백성이 살아가는데 음식이 가장 소중하다며 먹는 것으로써(以食) 하늘을 삼는다(爲天)는 말까지 나왔다. 食爲民天(식위민천)이란 말도 똑같다.
司馬遷(사마천)의 ‘史記(사기)’와 司馬光(사마광)의 ‘資治通鑑(자치통감)’ 등에 상세히 실려 전한다. 이 말의 주인공은 酈食其(역이기, 酈은 땅이름 역, 食은 밥 식, 먹을 사, 사람이름 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를 통일했던 秦(진)이 폭정으로 쇠락하자 곳곳에서 영웅호걸들이 나라를 바로잡겠다고 일어났다. 난립하던 세력들이 項羽(항우)와 劉邦(유방)의 楚漢(초한)의 대결로 압축됐을 때 역이기는 한나라로 들어가 큰 공을 세웠다. 유방의 휘하로 처음 갈 때 거만하게 발을 씻으며 맞이하는 것을 꾸짖어 선비의 중요성을 일깨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항우가 파죽지세로 주변의 성을 함락하는 기세에 成皐(성고) 땅을 겨우 지키던 유방은 그곳을 포기하려 했다. 그 동쪽의 敖倉(오창)은 곡식창고가 있어 군량미가 풍부했다. 역이기가 간언했다. ‘하늘을 아는 자는 왕업을 성취할 수 있고(知天之天 王事可成/ 지천지천 왕사가성) 왕은 백성을 하늘로 삼고, 백성은 식량을 하늘로 여긴다(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 왕자이민위천 이민이식위천)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방비를 허술히 하고 있는 오창을 지금 깨뜨려야 한이 천하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유방이 훌륭하다며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다.
먹는 것이 하늘임을 내세우듯 방송에 먹는 방송(먹방)이나 요리 방송(쿡방)이 가히 전성시대다. 유명 맛집을 찾아가고 맛을 보는 데서 발전하여 요리와는 멀 것 같은 일반인이 나와 직접 만들거나 전문가 주방장을 뜻하는 셰프가 일러준 레시피(조리법)가 불티가 난다. 음식이 귀하던 시대도 지났고 주방에 얼씬도 않으려는 중년 가장들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 발전이다.
다만 요리쇼의 조리법은 열량이 필요 이상으로 높아 다이어트에 해롭다고 하는 미국 연구가 있다고도 하고 또 너무 보여주기만의 요란한 진행은 하늘로 여기고 있는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 감안할 필요가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