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자익善游者溺 - 헤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잘 빠진다.
선유자익(善游者溺) - 헤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잘 빠진다.
착할 선(口/9) 헤엄칠 유(氵/9) 놈 자(耂/5) 빠질 닉(氵/10)
무슨 일에서나 처음 배운 초보자는 조심스럽다. 자신의 실력을 알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르면 남에게 과시하고 싶어진다. 이럴 때 자만하면 큰 화가 기다린다. ‘헤엄 잘 치는 놈 물에 빠져 죽고 나무에 잘 오르는 놈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는 우리 속담과 꼭 맞아 떨어진다.
나무를 잘 타는 원숭이가 떨어질 때가 있듯, 헤엄 잘 치는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나머지 물에 빠질 수가 있음을 경계한 말이다. 아무리 익숙하고 잘하는 사람이라도 간혹 실수할 때가 있으니 실력이 늘수록 겸손하라고 이 성어는 가르친다, 善游者溺 善騎者墮(선유자익 선기자타)라고 대구까지 합쳐 명언으로 서예에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재주만 믿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老子(노자)의 제자인 文子(문자)의 ‘通玄眞經(통현진경)’에 나타난다고 하고 ‘韓非子(한비자)‘의 難勢(난세)편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제일 자주 인용되는 것은 중국 前漢(전한)의 淮南王(회남왕) 劉安(유안)이 빈객과 方術家(방술가) 수천 명을 모아서 편찬한 책 ’淮南子(회남자)‘의 구절이다.
‘대체로 헤엄 잘 치는 사람이 물에 빠지고, 말 잘 타는 사람이 말에서 떨어지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가 그렇게 되는 것으로서 도리어 화를 자초한 것이다. 그러므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해를 입고 이익을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궁핍해진다(夫善游者溺 善騎者墮 各以其所好 反自爲禍 是故好事者 未嘗不中 爭利者 未嘗不窮也/ 부선유자익 선기자타 각이기소호 반자위화 시고호사자 미상부중 쟁리자 미상불궁야).
” 제일 첫머리 原道訓(원도훈)에서는 善遊者溺(선유자익)으로 나와 있는데 遊(놀 유)는 논다는 뜻으로는 游(헤엄칠 유)와 통용되지만 헤엄친다는 뜻이 잘 통하므로 游로 쓰는 것이 옳겠다. 또 착할 善(선)자가 잘한다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善戰(선전)이 잘 싸움, 善防(선방)이 잘 막아냄 등에서 용례를 볼 수 있다. / 글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