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의교혁刻意矯革 - 굳은 의지로 고치려 노력하다.
각의교혁(刻意矯革) - 굳은 의지로 고치려 노력하다.
새길 각(刂/6) 뜻 의(心/9) 바로잡을 교(矢/12) 가죽 혁(革/0)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는 것이 淸廉(청렴)이라고 쉽게 말한다. 주변에 그러한 사람들이, 특히 공직자가 많을 것이라 쉽게 믿는다. 이들 중 하늘과 신과 나와 그대가 안다며 황금을 거절한 楊震(양진)과 뇌물로 가져온 물고기를 매달아놓은 羊續(양속)이 유명하고, 백성의 생활에 피해를 준다며 아욱을 뽑고 베틀을 버리기까지 한 公儀休(공의휴)가 압권이다. 성어가 된 중국의 청렴관리는 이처럼 손에 꼽을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선 어떨까? 조선시대에 淸白吏(청백리)는 217명이 배출되었다는데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청렴이라고 하는 것은 목민관의 기본 임무이고, 모든 선의 근원이며, 모든 덕의 근원이니 청렴하지 않고서 목민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廉者 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 不廉而能牧者 未之有也/ 염자 목지본무 만선지원 제덕지근 불렴이능목자 미지유야).’ 茶山(다산) 선생의 ‘牧民心書(목민심서)’ 중 律己(율기) 편 淸心(청심)조의 첫 대목이다. 백성을 다스릴 벼슬아치 牧民(목민)이 지켜야 할 도리와 지방관의 폐해를 들어 깨우치는 내용으로 시대를 넘어 공직자의 필독서로 꼽히기도 하는 책이다. 같은 조의 중간에 굳은 의지(刻意)를 가지고 고쳐 나가라(矯革)는 말은 잘못된 관례라도 공직자는 고쳐야 한다는 뜻이다.
성어가 나오는 부분을 인용해 보자. ‘무릇 그릇된 관례가 내려오는 것은 굳은 의지로 이를 고쳐 나아가되, 간혹 고치기 어려운 것이 있거든 나 하나만이라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凡謬例之沿襲者 刻意矯革 或其難革者 我則勿犯/ 범유례지연습자 각의교혁 혹기난혁자 아즉물범).’ 沿襲(연습)은 전례를 답습하거나 이어받는 일이고 刻意(각의)는 마음을 졸인다는 뜻이지만 굳은 의지로 해석한다. 공무원들이 손쉽게 관행이라며 이어져 온 비리를 벌써부터 근절하라고 가르쳤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