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정산밀斫正刪密 – 똑바로 베고 빽빽하면 솎아내다.
작정산밀(斫正刪密) – 똑바로 베고 빽빽하면 솎아내다.
쪼갤 작(斤/5) 바를 정(止/1) 깎을 산(刂/5) 빽빽할 밀(宀/8)
쪼개다, 베다, 자르다는 뜻의 작(斫)은 장작(長斫)이라는 쓰임 외에 ‘아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는 성어 지부작족의 그 글자다. 깎다, 삭제하다는 뜻인 산(刪)은 필요 없는 글자를 지우는 산삭(刪削), 편지에서 인사는 생략한다는 뜻의 산만(刪蔓)에 쓰는 글자다. 깎고 자른다고 하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를 먼저 연상할 수 있다. 나그네를 집에 초대해 침대 길이에 맞춰 사람을 늘이거나 늘려 죽였다는 강도다. 하지만 바르게 베고 빽빽한 것을 덜어내는 것은 매화의 가지치기를 말했다.
"청나라의 학자 겸 시인 공자진의 유명한 산문 병매관기’의 구절에서 유래했다. 공자진은 외조부인 고증학자 단옥재(段玉裁)로 부터 배워 당시 정치의 혼란상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 시문을 많이 남겼다. 불의에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을 만 마리의 말이 일제히 벙어리가 된다고 만마제음 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공자진은 이 산문에서 문인화가들이 건강한 것 보다는 기울어지고 구부러진 병든 모습의 매화를 더 귀하게 여기는 세태를 비판하고 있다.
",공자진은 그래서 매화가 모두 병이 들었다면서 압제에서 해방시킨다고 병매관을 지어 돌봤다. 그는 매화만을 위해서였을까. 그랬다면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 더 잘 자라게 한다는 분재 애호가들에게 반발을 살 일이다. 그는 일정한 틀 속에서 인재를 구속하는 과거제를 비판하고 나아가 전제주의를 반대하며 인격의 해방을 갈망했다고 평가 받는다. 제도를 바꾼다면서 함부로 없애고 붙이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