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장춘몽一場春夢 - 한바탕 꾸는 봄꿈, 사람의 평생이 짧고 허무하다는 비유
일장춘몽(一場春夢) - 한바탕 꾸는 봄꿈, 사람의 평생이 짧고 허무하다는 비유\xa0
한 일(一/0) 마당 장(土/9) 봄 춘(日/5) 꿈 몽(夕/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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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한 평생을 길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도를 닦았거나 철리를 연구한 사람이 아니라도 인생은 모두들 허무하다고 한다. ‘인생은 한 걸음, 한 걸음 죽음으로 나아가는 여정’이라거나 ‘인생은 행복한 자에게는 너무나 짧고, 불행한 자에게는 너무나 길다’ 등 서양격언도 인생이 약간 달리 표현한 苦海(고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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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 평생 산다는 것이 허무하다는 것을 꿈에 비유한 성어가 유독 많다. 한 때의 영화가 잠깐 사이의 잠속이었다는 南柯一夢(남가일몽)이나 黃粱一夢(황량일몽), 羅浮之夢(나부지몽), 浮生如夢(부생여몽) 등 끝이 없다. 이런 꿈보다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은 인생의 덧없음이 한바탕(一場) 꾼 봄꿈(春夢)이란 이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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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덧없고 영화는 오래 가지 않는다고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과 비슷한 의미로 옛날 가사에나 가요에도 많이 등장하여 불린 것에 비해 이 말의 출처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국 北宋(북송)의 최고의 문인 蘇東坡(소동파)를 가리켜 한 노파가 한 것이라 하니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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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작 赤壁賦(적벽부)의 작자로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에 들고 온갖 영화를 누린 정치가에게 이런 표현을 했기에 더욱 그렇다. 송나라의 趙令畤(조영치, 畤는 제사터 치)라는 학자가 선배 문인들의 사적을 기술한 책 ‘侯鯖錄(후청록, 鯖은 청어 청)’에 실려 전한다는데 부분을 인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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王安石(왕안석)의 新法(신법)에 대립하여 동파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말년에 중국 남단의 하이난海南/ 해남섬 昌化(창화)란 지역으로 유배를 갔을 때 이야기다. 하루는 표주박 하나만 달랑 차고 한가롭게 교외를 거닐고 있었다. 도중에 일흔 넘은 한 노파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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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모습의 동파를 보고 노파가 안쓰럽게 여겨 말했다. ‘지난날 한림학사를 지낸 부귀도 그저 한바탕 봄꿈에 지나지 않는구려(內翰昔日富貴 一場春夢/ 내한석일부귀 일장춘몽).’ 內翰(내한)은 임금의 조서를 담당하는 벼슬 한림학사를 칭하는 말이다. 동파는 지극히 당연한 말에 ‘그러합니다(坡然之/ 파연지)‘만 연발했다. 인생의 참모습을 꿰뚫어보는 이 노파를 후세 사람들은 春夢婆(춘몽파)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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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람은 옛날에 비쳤던 달을 볼 수 없다(今人不見古時月/ 금인불견고시월).’ 언제나 사라지지 않는 달에 비해 인생의 한 평생은 너무나 짧다고 깨우치는 李白(이백)의 시 구절이다. 길지 않은 인생을 악착같이 살면서 이루게 된 부귀영화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기에게는 영원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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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생결단의 정쟁을 일삼는 정치권에서는 정권을 잡으면 權不十年(권불십년)을 모르고 마구잡이로 윽박지른다. 나라를 바르게 이끌어가야 하는 지도자들이 노파까지 모두가 아는 한바탕 꿈임을 애써 모른 체한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