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소지인斗筲之人 - 도량이 좁거나 보잘것없는 사람
두소지인(斗筲之人) - 도량이 좁거나 보잘것없는 사람
말 두(斗/0) 대그릇 소(竹/7) 갈 지(丿/3) 사람 인(人/0)
일을 처리할 때 조금도 굽히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처리하는 사람을 배짱이 두둑하다고 한다. 한자어로 排布(배포)가 있다고 말할 때와 같다. 반면 규모가 작고 도량이 옹졸한 사람을 가리켜 ‘좁쌀영감’이라 손가락질한다. 이런 사람에겐 간이 콩알만 해서 ‘사발에 든 고기나 잡겠다’고 놀림감이 된다.
같은 뜻으로 도량이 좁거나 식견이 보잘것없는 사람을 쌀을 되는 말이나 밥을 담는 그릇(斗筲)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之人)에 비유하기도 한다. 똑 같은 뜻으로 斗筲小人(두소소인), 斗宵之器(두소지기), 斗宵之材(두소지재)라고도 한다.
이 성어는 ‘論語(논어)’의 子路(자로)편에 나온다. 孔子(공자)의 제자로 말재간이 좋고 이재에도 밝았던 子貢(자공)이 어떤 사람을 선비라고 하는지 여쭙는데 대한 답에서 언급했다. 공자는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고(行己有恥/ 행기유치) 사신으로 갔을 때 군주의 명을 욕되게 하지 않으면(不辱君命/ 불욕군명) 선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효자로 칭송받고 마을 사람들이 공손하다고 말하면 다음의 선비이고, 말이 믿음직하고 행동에 과단성이 있으면(言必信 行必果/ 언필신 행필과) 융통성이 없더라도 그 다음 수준은 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이 압권이다. ‘요즘 정치하는 사람은 어떻습니까(今之從政者何如/ 금지종정자하여)?’ 공자는 탄식하며 말했다. ‘한 말 되가웃짜리 사람들을 어떻게 따져볼 가치가 있겠느냐(斗筲之人 何足算也/ 두소지인 하족산야)?’ 쌀의 부피를 재는 한 되는 1升(승)이 되고 열 되가 한 말, 斗(두)가 된다. 대그릇을 나타내는 筲(소)는 한 말과 두 되가 들어가는 그릇이라 한다. 도량이 작은 사람을 말한 斗筲(두소)는 원래 나라에서 받는 봉록이 적다는 것을 비유한 말이기도 했다. 쌀 한 말이 적은 분량은 아니지만 정치를 하려는 사람은 배포도 두둑해야 함을 말했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에 나라를 다스렸던 사람들이 이런 평을 받았는데 2000년도 더 지난 오늘의 정치 지도자들은 얼마나 변했을까? 국민들에게서 가장 신뢰도가 낮고 미움을 가장 많이 받는 직업으로 항상 첫손가락에 꼽히니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겠다.
우리의 의원들이 불체포 특권이나 면책특권 등을 비롯한 500여 가지가 넘는다는 특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말뿐이고, 제일 큰 의무인 법안 처리는 내 미락 네 미락하여 분통만 터지게 한다. 선거 때만이라도 정신을 차려 이런 사람들을 잘 가려내야 한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