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월요일

당랑포선螳螂捕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다, 눈앞의 위험을 모르다.

당랑포선螳螂捕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다, 눈앞의 위험을 모르다.

당랑포선(螳螂捕蟬) - 사마귀가 매미를 잡다, 눈앞의 위험을 모르다.

버마재비 당(虫/11) 사마귀 랑(虫/10) 잡을 포(扌/7) 매미 선(虫/12)

여름의 더위가 매서워서인지 도심에서도 매미가 애끊어질 듯 울어댄다. 교외의 밤은 개구리와 함께 시끄럽게 울어 蟬噪蛙鳴(선조와명, 噪는 지저귈 조)이겠지만 매미는 온갖 탁하고 더러운 곳에서 허물을 벗고 나와 목숨을 다할 때까지 노래를 부르다 간다. 그래서 西晉(서진) 때의 문학가 陸雲(육운)은 매미를 가리켜 文淸廉儉信(문청염검신)의 五德(오덕)이 있다고 노래했다.

매미가 나오는 성어 중에 재미있는 것 중 하나가 당랑포선이다. 사마귀가 매미를 덮치려고 엿보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뒤에 참새가 자신을 엿보고 있음을 몰랐다는 얘기다. 눈앞의 이익에만 팔려 뒤에 닥칠 위험을 깨닫지 못할 때 쓰는 말이다. 螳螂은 모두 사마귀를 뜻하는데 이 미물이 들어가는 성어에는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 螳螂拒轍(당랑거철), 螳螂之斧(당랑지부) 등 심오한 것이 많다.

같은 말이 나오는 곳은 여럿이다. 어느 날 莊子(장자)가 사냥을 나갔을 때 까치가 날아와 밤나무에 앉았다. 화살을 겨누었는데 자세히 보니 까치는 풀잎에 앉은 사마귀를 잡으려 하고 있었고, 사마귀는 나무에서 울고 있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다. 장자는 모두 이익 앞에 자신의 본모습을 잃는 것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어 그곳을 빠져나왔다. 外篇(외편)의 山木(산목)에 실려 있다.

춘추시대 吳(오)나라 壽夢(수몽)왕은 국력이 강해지자 楚(초)나라를 공격하려 했다. 유리할 것이 없어 주변서 모두 제지하려했지만 듣지 않아 한 시종이 꾀를 냈다. 활과 화살을 들고 궁전의 정원을 사흘째 돌아다니다 왕과 만나게 되었다.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답한다. ‘정원 나무 위에 매미가 있었는데 노래 부르느라 뒤에서 노리는 사마귀를 보지 못했고 또 사마귀는 참새가 잡아먹으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참새는 또 아래의 화살이 보일 턱이 없어 모두 이들은 자기 이득을 얻는 데만 정신이 팔려 위험을 보지 못한 것입니다.’ 왕은 크게 깨닫고 초나라를 공격하려던 생각을 포기했다. 前漢(전한) 때 劉向(유향)이 지은 ‘說苑(설원)’의 正諫(정간)편에 나온다.

매미가 겨울의 눈은 알지 못하는 蟬不知雪(선부지설)의 좁은 견문밖에 없지만 이들의 어리석음을 잘 새겨 치밀한 계획으로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