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급지어殃及池魚 - 연못 속 물고기에 재앙이 미치다, 억울하게 피해를 보다.
앙급지어(殃及池魚) - 연못 속 물고기에 재앙이 미치다, 억울하게 피해를 보다.
재앙 앙(歹/5) 미칠 급(又/2) 못 지(氵/3) 고기 어(魚/0)
고약한 사람을 가까이 하면 본의 아니게 그 화가 자신에게도 미친다. ‘모진 놈 옆에 있다가 벼락 맞는다’는 속담대로다. 자기가 하지도 않은 일에 엉뚱하게 피해를 입을 경우가 있다. 강한 자들끼리의 싸움에 구경도 하지 않은 자가 피해를 입으면 더 억울하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뜻과 같이 鯨戰鰕死(경전하사)가 그것이다. 연못에 평화로이 사는 물고기들이 사람들에 의해 죽게 생겼다.
성문에 불이 나서 그것을 끄기 위해, 혹은 보석을 찾기 위해 물을 퍼내거나 하면 화가 미쳐(殃及) 상관없는 연못의 물고기(池魚)가 죽게 된다는 이 성어도 같은 뜻이다. 억울하게 터무니없는 재앙을 당할 때 비유한다.
내용이 완벽하다면서 한 자라도 고칠 수 있는 사람에게 천금을 준다는 一字千金(일자천금)이라 하면 바로 ‘呂氏春秋(여씨춘추)’를 떠올린다. 秦始皇(진시황)의 생부로 알려져 있는 呂不韋(여불위)가 3000명이나 되는 빈객들의 제자백가 지식을 집대성한 책이라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 책의 孝行覽(효행람) 必己(필기)편에 물고기의 재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宋(송)나라의 대부였던 桓魋(환퇴, 魋는 몽치머리 퇴)라는 사람이 진귀한 구슬을 얻게 됐다. 송왕이 탐을 냈지만 주지 않았다.
환퇴가 죄를 지어 구슬을 갖고 도망치자 사람을 시켜 소재를 묻게 했다. ‘환퇴가 연못에 던져 버렸다는 말을 듣자, 왕은 물을 모조리 퍼내게 했으나 구슬은 찾지 못했고 물고기만 떼죽음을 당했다.
宋(송)나라 太宗(태종)의 명으로 李昉(이방, 昉은 밝을 방) 등의 학자가 엮은 설화집 ‘太平廣記(태평광기)’에는 약간 다른 설명이다. ‘성문에 불이 붙었는데 그 재앙이 연못의 물고기에 미쳤다(城門失火 禍及池魚/ 성문실화 화급지어).’ 성문에 불이 나 근처 연못의 물을 몽땅 퍼내 물고기가 죽었다고 하는 해석과, 그 불로 인해 근처에 살던 池中魚(지중어)라는 사람이 타 죽었다는 풀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