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 통증, 산 달리면서 털어냈죠”
◇ "허리 통증, 산 달리면서 털어냈죠”
‘부부의 날’ 발안자인 권재도 경기 수원 카페교회 담임 목사는 학창시절 허약 체질로 고생하다 운동이란 신의 선물을 만나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위장병으로 고생했고 대학 땐 허리 디스크로 고생했다. 늘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웃을 날이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대학 때가 최악이었다. 상대평가로 성적을 내다 보니 공부를 많이 해야 했다. 사실상 도서관에서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3분을 채 앉아 있기 힘들었다. 돌이켜 보면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서 하루 종일 공부를 하다 보니 척추에 무리가 간 것이다. 여러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당시 의술로는 완치가 어렵다고 했다.”
휴학하고 쉬다 군에 입대했다. 군대에서 훈련받고 할 땐 크게 문제가 없었다. 2년 3개월의 군 복무를 마친 뒤 복학해 공부를 시작하자 다시 허리가 아팠다. 1년 휴학을 더 했다. 종교에 귀의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자 좀 편안해졌다. 그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While there‘s life, there’s hope)는 명언을 떠올렸다. “그래 죽기야 하겠냐”며 부산대 인근 구월산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처음엔 10분의 1도 못 뛰었다. 그래도 조금씩 더 뛰어올랐다. 보름이 지났을 때 한 번도 쉬지 않고 목표 지점까지 뛰어서 오를 수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허리 통증이 조금씩 사라졌다. 그는 “산을 오르며 허벅지와 등의 근육이 강화됐기 때문이었다. 근력의 중요성을 빨리 알았더라면 더 빨리 허리 통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했다.
그때부터 운동은 삶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그는 “운동을 안 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기 위해 했다”고 했다. 권 목사의 하루는 체조로 시작한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 군대에서 배운 도수체조로 몸을 깨운다. 그리고 틈나는 대로 운동을 한다”고 했다. 집과 교회 근처 산과 공원을 달리고 걷는다. 2∼3km의 짧은 거리이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한창 땐 팔굽혀펴기를 하루 1500개, 스쾃을 500개씩 병행했다. 요즘은 각각 300개, 150개를 한다. 15년 전부터 아내 유성숙 씨(53)도 운동을 시작했다. 부부는 집 근처인 경기 수원시 세류동 버드내노인복지관 스포츠센터에서 함께 운동하고 있다. 권 목사는 달리고 걷고 근육운동을 하고, 유 씨는 수영을 한다. 지금은 코로나19 탓에 복지관 스포츠센터를 운영하지 않아 함께 걷고 산을 타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1992년부터 신학을 공부한 권 목사는 1995년 경남 창원에서 개척교회를 시작했다. 그해 어린이날 TV를 보다가 “소원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한 아동시설의 초등학생이 “우리 엄마 아빠와 함께 사는 거요”라고 대답하는 것을 보고 ‘건강한 가정’의 중요성을 느꼈다.
그는 가정의 달 5월에 둘(2)이 하나(1) 된다는 의미를 담아 5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다. 그리고 10년 넘게 국회 등을 쫓아다니며 부부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부 10계명’과 ‘부부싸움 10계명’ ‘부부폭력 제로 운동 선언문’ ‘부부의 전화’ ‘부부 주말캠프’ 등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이벤트로 부부의 날을 알렸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2007년부터 부부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경남 산청이 고향인 권 목사는 전남 순천 출신의 아내를 맞아 영호남 교류의 상징 장소인 하동 화개장터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1991년부터 서울에서 ‘영호남 부부 모임’도 결성해 영호남 지역갈등 해소에도 앞장섰다.
-동아일보 양종구의 100세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