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경여빈相敬如賓 - 서로 공경하고 손님 대하듯 하다.
상경여빈(相敬如賓) - 서로 공경하고 손님 대하듯 하다.
서로 상(目/4) 공경 경(攵/9) 같을 여(女/3) 손 빈(貝/7)
남을 나와 같이 받들고 위한다면 다툴 일이 없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속담 ‘웃는 낯에 침 뱉으랴’는 누구한테나 겸손한 태도로 대하면 돌아오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 예부터 몸과 마음을 닦고 가정을 잘 이끌어야 다른 큰일도 처리할 수 있다고 修身齊家(수신제가)를 중요시했다. 인간사회에서 가장 작은 단위, 가정에서의 부부 사이라도 존경이 없으면 참다운 사랑은 성립하지 않는다. 부부가 항상 서로 공경하고(相敬) 마치 귀한 손님 대하듯이(如賓) 한다면 다른 사람도 존중할 수 있다. 이런 자세를 가진 사람이 지도자가 되어 다스린다면 모두에게 칭송받는다.
이 성어는 여러 곳에서 사용됐어도 左丘明(좌구명)의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에 내용이 상세하다. 중국 春秋時代(춘추시대) 晉(진)나라의 대부인 胥臣(서신)이 부부가 서로 존경하는 한 사람을 적극 추천한 것에서 유래했다. 臼季(구계)라고도 불린 서신이 어느 때 사신이 되어 冀(기) 지역을 지나다 들판에서 쉬고 있을 때였다.
‘기결이란 농부가 밭에서 김을 매고 그 아내가 점심상을 받쳐왔는데 서로 공경하는 태도가 마치 손님을 대하는 것과 같았다(見冀缺耨 其妻饁之 敬相待如賓/ 견기결누 기처엽지 경상대여빈).’ 耨는 김맬 누, 饁은 들밥 엽. 이 모습을 보고 서신이 文公(문공)에 적극 추천하여 기용됐고, 일명 郤缺(극결)인 농부는 침략한 나라의 왕을 사로잡는 등 뒤에 큰 공을 세웠다.
後漢(후한) 말기의 은사 龐德公(방덕공)은 謀士(모사)로 이름난 諸葛亮(제갈량)의 스승이자 龐統(방통)의 숙부이다. 그는 약초를 캐며 초야에 묻혀 살아 ‘평생 성 안으로 가 본 적이 없고, 부부가 서로 귀한 손님 대하듯(未嘗入城府 夫妻相敬如賓/ 미상입성부 부처상경여빈)’ 했기에 오랫동안 주위의 존경을 받았다. 范曄(범엽)이 쓴 ’後漢書(후한서)‘의 逸民(일민)열전에 실려 있다.
가까운 부부가 서로 귀히 여기고 대한다면 큰일도 능히 맡아 치르고 길이 우러름도 받는다. 이는 孔子(공자)의 말 ‘문을 나서서는 귀한 손님을 맞는 듯이(出門如見大賓/ 출문여견대빈)’ 하고, ‘자신이 원치 않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면(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 원망하는 이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상통한다.
‘明心寶鑑(명심보감)’에 太公望(태공망)이 했다는 좋은 말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이 아내를 두려워하고, 어진 여자는 남편을 공경한다(癡人畏婦 賢女敬夫/ 치인외부 현녀경부).’ 큰일을 꿈꾸지 않더라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는 어리석은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 서로가 위하면 된다. 그런데도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이 옛말이 될 정도로 실제 금 가는 일이 잦다. \xa0/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