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불립無信不立 -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무신불립(無信不立) -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없을 무(灬/8) 믿을 신(亻/7) 아닐 불(一/3) 설 립(立/0)
한 조직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 구성원끼리의 신뢰, 대인 관계에서의 신뢰, 신용이 있어야 믿고 상대를 해 주기 때문이다. 한 군데라도 부실하면 조직이 삐걱거리고 종래에는 와해된다. 작은 조직도 그런데 국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쉬운 글자로 된 성어가 孔子(공자)님 말씀 ‘論語(논어)’에 실려 일찍부터 중요성을 알고 지키기 위해 애써왔다.
공자의 제자인 子貢(자공)이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足兵(족병), 足食(족식), 民信(민신)이라 답했다. 안보, 경제, 신뢰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버려야 한다면 먼저 족병이라 했고 다음에 족식, 최후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 민신이라 했다. 예로부터 모두 죽음이 있지만 백성과의 신의가 없으면 나라의 근본이 설 수 없기 때문(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이라고 설명했다.<顔淵(안연) 편> 오늘날 사람들은 경제와 안보가 중요하리라 생각되겠지만 이 모두 국민들의 믿음에서 바탕이 되는 것이고 믿음이 없으면 존립 자체가 안 된다.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도 劉備(유비)가 논어의 이 말을 인용하여 신의를 강조하는 대목이 있다. 북해태수로 있던 孔融(공융)이 曹操(조조)의 공격을 받는 陶謙(도겸)을 구하기 위해 유비에 군사를 주며 신의를 잃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자 성인의 말을 인용,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爲政(위정)편에는 ‘사람이 되어 믿음이 없다면 그를 어디 쓸지 모르겠구나.
큰 수레에 멍에가 없고 작은 수레에 끌채가 없다면 어떻게 앞으로 가겠는가’며 人而無信(인이무신)이라는 말을 썼다. 수레도 연결될 것이 있어야 앞으로 가는데 사람도 타인과의 믿음이 이 구실을 한다는 것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