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9일 토요일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랍스터 타십니다” 대한항공 최고 ‘고객님’은 바닷가재

- 보스턴發 인천행 노선 화물량 83%가 랍스터

일명 ‘랍스터 노선’으로 불리는 인천~보스턴 노선이 대한항공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에서 랍스터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4월 직항이 생긴 이 노선은 지난 3월 코로나로 운항을 중단했다가, 지난 9월부터 주 3회 일정으로 재운항하고 있다.

23일 한국항공협회가 운영하는 에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발 보스턴행 항공편은 26편이었는데 탑승객은 730명이었다. 편당 28명이 탑승한 것이다. 이 노선에 투입되는 보잉787-900 항공기 좌석은 269석으로 평균 탑승률은 약 11%에 그쳤다. 보스턴발 인천행 탑승률도 9%로 사실상 텅 빈 채 운항했다.

그러나 화물 운송을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인천에서 보스턴까지 실어나른 화물량은 324t으로 편당 12.46t이었다. 전년 같은 달(편당 12.09t)보다 늘었다. 품목은 주로 의약품과 온라인 구매 상품 등이었다.

보스턴발 인천행 화물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이 노선 화물량은 431t(편당 16.6t)이었는데, 전년 동월 293t(편당 6.67t) 보다 47% 증가했다. 특히 431t 중 랍스터가 361t으로 83%를 차지했다. 이 랍스터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76% 늘어난 것이다. 랍스터의 본고장인 미 북동부 메인주(州)와 캐나다 동부 연안에서 잡히는 랍스터는 연중 수입이 가능하다. 2012년 한·미 FTA 발효 이후 관세 혜택으로 국내 수입량이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롯데마트에서 랍스터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2배 증가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랍스터는 코로나 탓에 북미 지역에서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했다”며 “그 영향으로 국내 소비가 늘었다”고 말했다. 인천에 도착한 뒤 중국으로 건너가는 랍스터 물량도 적지 않다.

코로나 위기에도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호황으로 지난 2분기와 3분기 각각 1485억원, 76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화물 운임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홍콩~북미 노선 운임은 kg당 5.66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60% 이상 올랐다”며 “당분간 화물이 대한항공의 실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