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이 복구재측牆有耳 伏寇在側 - 담에도 귀가 있고 엎드린 도둑이 옆에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장유이 복구재측(牆有耳 伏寇在側) - 담에도 귀가 있고 엎드린 도둑이 옆에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담 장(爿/13) 있을 유(月/2) 귀 이(耳) 엎드릴 복(亻/4) 도적 구(宀/8) 있을 재(土/3) 곁 측(亻/9)
세상에 비밀은 없다. 단 둘이 한 약속, 아무리 비밀을 지키려 해도 너에게만 말한다며 제삼자를 통해 새나간다. 세월이 지나면서 밝혀지기도 한다. 여기에는 미물도 가세하여 속담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로 남았다. 晝語鳥聽 夜語鼠聽(주어조청 야어서청)이다. 언젠가는 들통 날 일이지만 남들은 모를 비밀을 많이 알아 위협 도구로 쓰는 기구나 사람도 있다. 그래서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할 뿐만 아니라 더 불쌍하다’(이상)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말을 조심하라는 경구로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온다는 口禍之門(구화지문), 禍生於口(화생어구)가 있다. 이는 남의 험담과 비방을 하지 말라는 뜻이 담겼다. 이보다 앞서 아예 비밀은 없기 때문에 경솔하게 말하지 말라는 것이 ‘벽에도 귀가 있다’는 속담이다. 이것을 번역한 듯이 똑 같은 성어가 牆有耳(장유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명신 管仲(관중)의 저작이라고 하는 ‘管子(관자)’에 ‘엎드린 도둑이 옆에 있다(伏寇在側/ 복구재측)’는 말과 함께 나온다. 군주와 신하 사이의 도리를 논하고 있는 君臣(군신) 하편의 부분을 보자.
‘옛말에 경계로 삼던 두 가지 말이 있으니 담장에도 귀가 있고 숨은 도적이 옆에 있다고 했다(古者有二言 牆有耳 伏寇在側/ 고자유이언 장유이 복구재측), 담장에 귀가 있다는 말은 은밀하게 모의하더라도 밖으로 새기 마련임을 말하는 것이고(牆有耳者 微謀外泄之謂也/ 장유이자 미모외설지위야), 엎드린 도적이 바로 옆에 있다는 말은 민심을 얻는데 깊이 의심함을 일컫는다(伏寇在側者 沈疑得民之道也/ 복구재측자 침의득민지도야).’ 아무리 비밀스럽게 말을 해도 결국은 밖으로 새어나가 자기에게 불리할 수 있으므로 조심하라는 이야기다.
중국 고대부터 각종 격언을 모아 古今賢文(고금현문)이라고도 하는 ‘增廣賢文(증광현문)’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다. ‘담에는 틈이 있고 벽에는 귀가 있다(牆有逢 壁有耳/ 장유봉 벽유이).’
적과 대치하고 있는 아군의 군사 기밀과 마찬가지로 산업체에서 앞으로 크게 매출을 올릴 비장의 발명품은 사전에 새어 나가서는 안 된다. 그래서 서로 정보를 캐내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쥐가 듣고, 귀에도 벽이 있어 드러나기 미련이라고 허술히 했다가는 치명적 피해가 앞에 기다린다. / 제공 : 안병화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