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5일 월요일

천금매골千金買骨 - 천금을 들여 천리마의 뼈를 사다.

천금매골千金買骨 - 천금을 들여 천리마의 뼈를 사다.

천금매골(千金買骨) - 천금을 들여 천리마의 뼈를 사다.

일천 천(十/1) 쇠 금(金/0) 살 매(貝/5) 뼈 골(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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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사회생활에서 무엇보다 믿음이 있어야 원활하게 굴러간다. 知斧斫足(지부작족)이라고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어리석음을 피하고, 상황이 변했는데도 무작정 믿는 尾生之信(미생지신)만 잘 분별하면 어떤 곳에나 필요하다. 개인이나 조직을 넘어 나라에서도 믿음이 없으면 바로 설 수 없다고 孔子(공자)님은 無信不立(무신불립)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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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주어 나라의 정책을 잘 펴게 된 사례로 나무장대를 옮긴 사람에 상을 준 移木之信(이목지신)을 꼽는다. 모두에게 신뢰를 갖도록 하여 각지의 인재를 모은 좋은 예가 천금을 들여(千金) 천리마의 뼈를 산다(買骨)는 이 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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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國時代(전국시대)때 제법 강성했던 燕(연)나라는 噲王(쾌왕, 噲는 목구멍 쾌)때 고관들의 농단으로 이웃 齊(제)나라의 침략을 받고 백성들이 큰 고통을 겪었다. 昭王(소왕)이 즉위한 뒤 잃었던 땅을 찾고 도탄에서 구하기 위해 인재를 찾는 공고를 냈다. 별 성과가 없자 소왕은 태자 때 의지했던 郭隗(곽외, 隗는 높을 왜)에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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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외는 옛날 어느 나라의 왕이 천금을 내걸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던 이야기를 꺼냈다.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귀한 말을 사람들이 숨겨놓고 내놓으려 하지 않아 3년이란 세월이 후딱 지나갔다. 그 때 한 하급관리가 장담하고 나서 오백금을 주고 사 온 것이 천리마의 뼈였다. 왕이 화를 내자 대답이 걸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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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말도 오백금으로 사는데 산 말이라면 오죽하겠습니까(死馬且買之五百金 況生馬乎/ 사마차매지오백금 황생마호)?’ 소문이 나자 과연 천리마를 가진 사람이 하나 둘 나타났고 1년도 안 돼 세 마리나 구할 수 있었다. 죽은 말뼈에도 거금을 준다고 하여 천리마를 구하는데 성공한 것처럼 인재를 구하려면 믿음이 앞서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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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외가 소왕에게 말했다. ‘이제 왕께서 어진 선비를 구하려 하신다면 저 외부터 시작하십시오(今王誠欲致士 先從隈始/ 금왕성욕치사 선종외시).’ 소왕은 가까이 있는 곽외를 스승으로 삼고 극진히 모셨다. 과연 樂毅(악의), 鄒衍(추연), 蘇代(소대), 劇辛(극신) 등 인재들이 각국에서 모여들어 나라가 부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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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먼저 말을 꺼낸 사람부터 믿음을 갖고 예우한다면 인재를 모을 수 있다는 뜻으로 곽외의 이 이야기에서 先從隗始(선종외시)가 나왔다. 믿음을 얻기는 힘들지만 천리마가 꾸준히 나타난 것처럼 한 번 얻으면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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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러 집단 가운데 신뢰도가 가장 밑바닥인 곳은 정치권이 항상 차지한다. 내 말만 옳고, 내가 지키려 한 약속은 언제 했느냐는 듯이 공수표 남발한 결과다. 상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까마득하다. 이러니 국민을 위한 정책이 믿음을 주지 못하고 불신만 쌓인다. /\xa0\xa0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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