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19일 화요일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춘소일각 치천금(春宵一刻 値千金) – 봄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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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춘(日/5) 밤 소(宀/7) 한 일(一/0) 새길 각(刂/6) 값 치(亻/8) 일천 천(十/1) 쇠 금(金/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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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만물이 약동하는 희망의 계절인 만큼 모두를 부풀게 하지만, 소리 없이 왔다가 총총 사라져 안타까움도 준다. 그래서 이 땅에 이르는 봄에는 준비 기간이 없다면서 길고 음침한 겨울, 모두 안일의 꿈에 잠겨 있을 때 어디선가 노고지리의 소리가 들리면 벌써 봄이라 했다(김동인). 남보다 앞선 감각을 지닌 시인들도 느끼지 못할 만큼 봄은 살짝 오는가 보다. 宋(송)나라 戴益(대익)이란 시인은 온종일 봄을 찾아 다녀도 만나지 못하다가 우연히 돌아오는 길 매화나무 가지 끝에 매달려 있었다고 探春(탐춘)에서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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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고 모두 마음이 들뜰라치면 벌써 따가운 햇볕에 그늘을 찾게 될 만큼 봄은 사라지기 바쁘다. 그것은 긴긴 겨울밤 잠 못 이루던 기억이 얼마 안가 조금 잠을 설쳤다 하면 동녘이 밝아올 정도로 짧아졌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럴 때를 잘 비유한 구절이 蘇東坡(소동파, 1036~1101)의 봄밤의 한 순간(春宵一刻)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다(値千金)는 ‘春夜(춘야)’라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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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軾(식)인 동파는 宋(송)나라 문장가로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이자 부친 洵(순), 아우 轍(철)과 함께 三蘇(삼소)로 불린다. 봄날 밤의 한가롭고 아름다운 경치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빼어나다고 비유할 때 쓰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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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언절구로 된 전문을 보자. ‘봄날 밤의 한 순간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으니, 꽃에는 맑은 향기 있고 딸 뜨니 그림자진다, 노랫소리 피리소리 울리던 누대도 고요한데, 그네 타던 정원에 밤은 깊어만 가네(春宵一刻値千金 花有淸香月有陰 歌管樓臺聲細細 鞦韆院落夜沈沈/ 춘소일각치천금 화유청향월유음 가관루대성세세 추천원락야침침).’ 봄밤이 아름다운 만큼 어렵게 얻은 짧은 시간도 천금처럼 아깝고 귀중하게 여겨 알차게 보내야 한다는 의미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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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잡은 좋은 기회는 오랫동안 유지하고 즐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알차고 보람 있게 시간을 보낼까 하는 것은 설계에 달렸다. 엄벙덤벙 시간만 축내다가는 호시절은 언제 왔느냐싶게 금방 간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