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5일 월요일

잠을 청請하다

잠을 청請하다

잠을 청(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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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럽고 기본적인 욕구이다. 잠이 보약이다 라는 말도 있다. 잠은 내가 가만히 있어도 스르르 나를 찾아오기도 하지만, 잘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잠을 청하기도 한다. 잠은 시도 때도 없이 우리를 찾아와서 곤혹스럽게 하기도 하고 정말 참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찾아오는 잠, 그리고 회의시간에 스며드는 잠은 정말 괴롭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만큼 견디기 힘든 게 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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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잠을 자고 싶은데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정말 더 힘든 일이다. 불면증은 밤에 아예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있고, 새벽에 일찍 깨는 경우도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에 따라 다르기도 한다. 우리는 잠을 못 자는 것을 ‘불면증’이라는 병명으로 부른다. 불면증은 다른 병을 부르기도 한다. 우울증을 동반하거나 심장이 두근거리며, 한없는 무력감에 빠지기도 한다. 두뇌활동도 원활하지 않고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받는다.

잠이 안 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말에는 잠이 안 올 때 부탁을 하라는 말이 있다. ‘잠을 청하다’라는 말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잠에게도 부탁이 필요한 것이다. ‘청(請)’은 한자어임에도 우리말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장소에서 사용된다. ‘청이 하나 있다, 청을 들어 달라, 청을 거절하다’ 등에서 독립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청하다’처럼 ‘하다’와 함께 쓰이기도 한다. ‘청’은 ‘부탁하다’의 의미이다.

잠을 자야 생각이 정리되고, 심장이 제 속도로 가고, 머리가 맑아질 수 있다. 잠에게 부탁을 할 때는 자신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 우선 약속을 줄이고, 술을 줄이고, 생활을 조금 단순하게 할 필요가 있다. 호흡을 가다듬는 연습도 잠을 청하는 좋은 자세이다. 좋은 생각을 하고, 고마운 일을 떠올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잠을 청하는 좋은 자세일 것이다.

‘편히 주무십시오.’ ‘안녕히 주무세요’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라는 말은 우리의 잠이 얼마나 중요하고, 잠을 잘 자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표현하는 인사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