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2일 금요일

다 바람 같은거야

다 바람 같은거야

다 바람 같은거야

뭘 그렇게 고민 하는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 일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 지는거야

가을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을 떨어뜨리 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 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니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 인걸 애써 무얼 집착하니

다 바람이야

그러나 바람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 묵연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