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월요일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지 않는다.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 회오리는 아침내 불지 않고 소나기도 종일 내리지 않는다.

나부낄 표(風/11) 바람 풍(風/0) 아닐 불, 부(一/3), 마칠 종(糸/5), 아침 조(月/8), 빠를 취(馬/14), 비 우(雨/0) 아닐 불, 부(一/3), 마칠 종(糸/5), 날 일(日/0)

나부낀다는 뜻의 飄(표)에는 빠르다, 방랑하다는 뜻 외에 회오리바람이란 뜻도 있다. 飆風(표풍)과 같다. 나선형 모양으로 거세게 불어 닥치는 회오리바람이 큰 피해를 주기는 하지만 오랫동안 계속되지는 않는다. 빠를 驟(취)는 갑작스럽다, 돌연히의 뜻이 있고 驟雨(취우)는 소나기 또는 폭우를 이른다. 마찬가지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낙비가 깜깜하게 뒤덮어도 얼마 뒤에는 맑아진다. 마칠 終(종)은 끝 또는 종료한다는 뜻이니 終朝(종조)는 아침 내내를 말하고 終日(종일)은 하루 내내를 가리킨다. 회오리나 폭풍 같은 정상에서 벗어난 자연현상은 오래 지속되지 않고 원래의 날씨로 돌아온다. 행불행도, 부귀권세도 인생만사가 모두 그렇다.

道家(도가)의 창시자 老子(노자)의 ‘道德經(도덕경)’에 실려 전해진 말이다. 도가는 儒家(유가)에서 말하는 仁義禮樂(인의예악)이나 복잡한 법제를 배척하고 태고의 세상을 꿈꾸는 無爲自然(무위자연)을 이상으로 삼는다. 노자는 하는 일만 많으면 도리어 혼란을 초래하고 공을 서두르면 도리어 파멸에 빠지는 일이 흔한 세상에서 오히려 無爲自化(무위자화), 무위함이 뜻함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상하 2편의 도덕경은 ‘노자’라고도 하는데 周(주)나라가 쇠퇴해가는 것을 한탄하여 노자가 은거하려고 函谷關(함곡관)을 지나다 관문지기의 요청으로 써준 책이라 한다.

23장 虛無章(허무장)에 이 성어가 나온다. 자연현상에서 폭풍과 폭우를 보고 그것이 아침 내내, 하루 종일 계속 되지 않는 현상을 본 뒤 인간사에 적용하여 교훈을 준다. ‘회오리바람도 아침 내내 불 수 없고, 소낙비도 하루 종일 내릴 수 없다(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 표풍부종조 취우부종일)’고 하면서 ‘하늘과 땅도 이런 일을 오래 할 수 없는데, 하물며 어찌 사람이 그럴 수 있겠는가(天地尙不能久 而況於人乎/ 천지상불능구 이황어인호)?’라고 묻는다. 자연에서 하나의 현상이 제아무리 일시적으로 위력을 떨친다 하더라도 영원히 지속될 수 없으니 인간사에서도 그러한 일이 결코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