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7일 수요일

감배하풍甘拜下風 -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 절을 하다, 스스로 몸을 낮추다. 

감배하풍甘拜下風 -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 절을 하다, 스스로 몸을 낮추다. 

감배하풍(甘拜下風) -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 절을 하다, 스스로 몸을 낮추다.\xa0

달 감(甘/0) 절 배(手/5) 아래 하(一/2) 바람 풍(風/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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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사물의 질이 낮은 것을 일러 下風(하풍)이라 한다. 사전에는 이 뜻 밖에 없지만 바람이 불어가는 쪽이란 의미로 사용된 곳이 많다. 孫子兵法(손자병법)에 나오는 전술에 따른 火攻(화공)의 다섯 가지 원칙 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화공은 바람이 위를 향할 때 실시하고, 바람이 아래로 향할 때는 공격하지 않는다(火發上風 無攻下風/ 화발상풍 무공하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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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가는 쪽은 말소리가 잘 들리는 곳으로 민의가 향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람이 불어가는 쪽을 향하여 기꺼이 머리 조아려 절을 한다(甘拜)는 것은 대의를 좇아 자신을 낮춘다는 뜻이다. 바람과 맞서 싸울 때는 逆風(역풍)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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孔子(공자)의 春秋(춘추)를 해석한 三傳(삼전) 중에서 가장 평가받는 左丘明(좌구명)의 ‘左氏傳(좌씨전)’에 관련 이야기가 실려 있다. 晉(진)의 獻公(헌공) 말년에 맞은 계비 驪姬(여희, 驪는 검은말 려)의 음모로 태자가 자살하고, 두 왕자 重耳(중이)와 夷吾(이오)는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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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공이 죽자 중신과 이웃 秦(진)나라의 도움으로 막내 이오가 먼저 왕위에 올라 惠公(혜공)이 되었다. 그런데 혜공은 은혜를 모르는 용렬한 군주였다. 秦穆公(진목공)이 왕위에 오르도록 도움을 줬고, 흉년이 들었을 때 양곡을 보내준 호의를 무시하여 보복을 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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秦(진)나라가 기근이 들었을 때 晉(진)에게 양곡을 보내주도록 요청하자 혜공은 대부 慶鄭(경정)의 간언에도 불구하고 거절했다. 분노한 목공이 전투를 벌여 韓原(한원) 땅에서 진창에 빠진 혜공을 사로잡았다. 포로로 끌려가는 혜공을 따라 대부들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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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이 배은망덕한 혜공 외에 그대들까지 포로로 할 수 없다고 하자 대부들은 머리를 조아린다. ‘하늘과 땅도 진실로 군주의 말씀을 들었으며 우리들 모두 부족함을 인정합니다(實聞君之言 群臣敢在下風/ 실문군지언 군신감재하풍).’ 이후 淸(청)나라의 소설에서 甘拜(감배)로 바뀌어 사용된 것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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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모두가 자신이 모자라는 것을 모르고 제일인 줄 우쭐댄다. 특히 남보다 우월하다는 지도자란 사람들은 더하다. 고위 공직자들은 국민들이 자신들을 위해 있는 줄 안다. 선출직들은 선거 때에는 허리가 꺾일 듯이 유권자에게 몸을 굽히다가도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 하며 뻣뻣하다. 하풍을 따라 겸손을 모르다가는 태풍이 닥치듯 뒤집어진다. /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